'대장동 의혹' 검찰 수사 분수령...'수사 탄력' VS '특검 요구 봇물'

2021-11-0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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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 "정영학 설계하고 검찰이 공격"

성남시청 추가 압수수색...윗선 개입 수사 박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투자팀장을 지낸 정민용 변호사. [사진=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남욱 변호사, 정민용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변호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3일 이뤄진 가운데 배임 혐의 성립 여부가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배임 혐의 성립에 따라 대장동 의혹 수사가 성남시의회와 성남시 등 윗선을 조준할 수 있을지 결정되는 만큼 법원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이날 오후 2시 38분께 심문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 청사에 도착했다. 취재진의 혐의 인정 여부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법정으로 올라간 남 변호사와 달리 오후 3시 33분께 도착한 정 변호사는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두 사람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정영학 회계사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 천화동인 1∼7호에 최소 651억원의 이익이 돌아가게 하고 그만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입힌 혐의다.

특히 공사 전략사업팀장으로 일한 정 변호사는 2015년 2월 공모지침서 작성 단계에서 개발사업1팀이 '민간에서 초과이익을 독점하지 못하게 추가적인 사업이익 배분 조건을 제시하는 신청자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도록 지침서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음에도 이를 묵살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서 김만배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및 대장동 사업 동업자들과 함께 화천대유 측에 거액이 돌아가도록 사업을 설계해 공사 측에 651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그 대가로 유 전 본부장에게 700억원의 뇌물을 주기로 약속한 뒤 회삿돈 5억원을 빼돌려 뇌물로 주고, 지인 등을 직원으로 올려 4억4000여만원을 급여 명목으로 횡령한 혐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뇌물 5억원 중 수표 4억원이 유 전 본부장을 거쳐 정민용 변호사, 남욱 변호사에게 전달된 경위도 이날 처음으로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가 남 변호사와의 공동 사업비 중 유 전 본부장에게 11억원을 대여했다가 이를 뒤늦게 알게 된 남 변호사가 '당장 돌려받으라'고 했고, 이에 정 변호사가 유 전 본부장을 독촉하자 유 전 본부장이 '김씨에게서 받았다'며 수표 4억원으로 채무 일부를 갚았다는 취지다.

이에 맞서 김씨 측은 2시간 넘게 프레젠테이션을 하며 혐의 사실을 조목조목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은 김씨 등 민간사업자로선 성남시 방침과 공모지침에 따라 공모에 응했을 뿐 공사에 손해를 가할 의도가 없었기 때문에 유 전 본부장에게 거액을 뇌물로 주겠다고 약속할 이유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호인 측은 검찰이 수표 4억원을 둘러싼 정 변호사 등의 진술을 이날 법정에서 처음 공개한 것은 피의자 방어권 침해라며 반발했다.

검찰이 대장동 핵심 3인방에 대한 신병 확보에 성공할 경우 대장동 의혹 수사는 한층 탄력을 받는다. 반대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 지지부진한 검찰 수사에 대한 비판과 함께 특검 도입 요구는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한편, 검찰은 이날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사퇴 압박’ 의혹과 관련해 성남시청을 추가 압수수색했다. 성남도개공 초대 사장인 황 전 사장이 대장동 개발사업 초기 ‘윗선’으로부터의 압박을 받고 사퇴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감사 자료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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