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게임' 진단키트 시장…SD바이오·씨젠 실적 '훨훨'·녹십자MS 부진

2021-11-03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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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자가검사용 임상적 성능시험에서 환자를 양성으로 진단하는 확률인 민감도 82.5%, 환자가 아닌 사람을 음성으로 진단하는 확률인 특이도 100%를 보인 에스디바이오센서 제품. [사진=연합뉴스]



2년 가까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외에서 '위드 코로나'로 방역 전략을 속속 선회하는 가운데, 진단키트 수출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진단키트 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진단키트 시장의 '쌍두마차'로 불리는 SD바이오센서와 씨젠은 올해에도 호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반면 GC녹십자MS, 바이오니아 등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해 희비가 엇갈렸다.

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진단키트 기업 중 연간 실적 추정치가 제시된 SD바이오센서, 씨젠, 랩지노믹스 3곳 모두 올해 호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특히 SD바이오센서는 올해 3조671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연간 매출 1조원을 넘긴 '1조 클럽' 기업이 10개 안팎에 불과한 것을 감안할 때, 3조원 이상의 연간 매출 전망은 말그대로 '대박'인 셈이다.

SD바이오센서와 함께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기반 진단키트를 주로 판매하는 씨젠 역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유의미한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씨젠은 지난해 매출 1조1252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에도 1조원을 무난히 넘길 전망이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지난해보다 12.3% 늘어난 1조2639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7% 소폭 감소한 6175억원이다.

항원·항체 진단키트를 주력으로 하는 랩지노믹스도 앞선 두 기업보다 규모는 작으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67.9% 늘어난 2006억원, 영업이익은 95.5% 증가한 930억원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랩지노믹스는 지난달 인도, UAE와 약 400만회분의 진단키트 수출을 완료해 남은 4분기 실적도 긍정적이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반면 GC녹십자MS, 바이오니아, 엑세스바이오 등은 실적이 부진하다. 업계에선 진단키트 수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낮은 기업들이 밀렸고,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가격을 조정하는 출혈 경쟁도 벌어지면서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GC녹십자MS의 3분기 매출은 2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8% 감소했다. 2분기에 17억원을 기록한 영업이익은 3분기엔 30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했다. 진단키트 사업 부진의 영향이 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오니아의 경우 3분기 매출은 64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줄었다. 영업이익은 9800만원으로 전년 동기 423억원에 비해 99.7% 쪼그라들었다. 다만 영업실적 감소에 대해 바이오니아 측은 3분기 콜옵션 행사로 영업손익과 영업외손익이 일회성 회계 비용으로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주목받았던 엑세스바이오도 올해 2분기부터 매출이 급감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엑세스바이오의 지난 2분기 실적은 매출액 약 131억원, 영업손실 369억원으로 지난 1분기 대비 매출이 급감했다.

국제백신연구소 한국 후원회장인 박상철 전남대 석좌교수는 "한국은 특정 시장이 뜨면 수많은 후발주자들이 뛰어드는 특성이 있다. 진단키트 시장 경쟁 과정에서 실적이 엇갈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실적이 부진한 기업들은 진단키트의 다양성, 편리성을 강조하는 등 차별성을 확보해서 생존 전략을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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