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 노예`로 사회적 논란이 됐던 전남 신안 염전에서 최근 임금 체불 등을 당한 사례가 또 한 번 알려져 장애인 인권 단체가 수사 촉구에 나섰다.
28일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는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 차원의 엄정 수사와 가해자 처벌, 재발 방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2014년 사건 당시 피해자와 공익인권법재단, 공익법센터 등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기자회견에서 연구소는 2014년 7월부터 7년 동안 염전에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일한 피해자 A씨 사례를 소개했다.
연구소는 "염전주는 A씨와 함께 은행을 동행해 A씨 계좌로 현금을 입금한 뒤 A씨가 은행 창구에 가서 현금을 인출하여 바로 다시 염전주에게 돌려주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14년 국민적 공분을 샀던 `염전 노예` 사건과 유사하다"며 "A씨는 겨우 탈출했지만, 13명이 넘는 근로자가 그곳에서 노동착취를 당하고 있고 대부분 무연고자이며 장애가 의심되는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를 지원하고 가해자를 고발했지만 정작 우리가 7년간 싸워온 것은 복지부동한 시스템, 성의 없는 경찰, 무능한 근로감독관, 무책임한 공무원들"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소는 이날 △염전 지역 인권 실태 전면 재조사 △정기적인 민관합동조사 실시 △근로감독관 등 관계자 엄중 문책 △피해자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경찰청 중대본부수사과의 직접 수사 △가해자 엄중 처벌 등을 요구했다.
최갑인 경기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변호사는 "노동력 착취, 감금, 장애인에 대한 방치가 일어난 사건"이라며 "형법상의 상습 준사기, 장애인복지법 위반,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근로기준법 위반, 형법상 감금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염전 노예` 사건은 지난 2014년 2월 신안 신의도의 한 염전에서 지적장애인을 유괴 및 감금하고 강제로 집단 노동을 시켰던 일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당시 피해자는 서울의 어머니에게 `살려달라`며 편지를 보냈고 이후 서울 구로경찰서에서 수사관을 파견하여 두 명의 장애인을 구출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