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에 대한 조문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공식적으로 시작됐다. 그럼에도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은 이보다 이른 오전 9시 30분쯤부터 조문을 대기해 이목을 끌었다.
김 전 위원장은 조문 이후 빈소를 바로 뜨지 않고 빈소 옆 식당에서 장례식장을 찾은 여러 원로와 대화를 나눴다. 일부 조문객들은 조문 이후 눈물을 보였다.
잇달아 조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고인에 대해 "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와 달리 평가될 부분이 있다"며 "여러 의미로 대한민국의 민주화 이후 직선 대통령이었다는 차원에서 현대사에서 큰 이정표를 남기신 분이라 생각하고 추모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고인께서는 1987년 개헌 이후로 당선된 첫 번째 민선 대통령이셨고 소련의 붕괴, 독일의 통일 등 정말 혼란스러운 국제 현장 와중에도 냉철하게 국제 상황에 대한 분석과 대처를 정말로 현실적으로 잘하셨다"며 "다시 한번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분들, 고인을 대신해서 5·18 영령들께 무릎 꿇고 참회하신 고인의 가족분들께도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오후에도 정치권 인사들의 조문 행렬은 계속됐다. 특히 여야를 불문하고 고인의 공을 기리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차기 대선 독자 출마를 선언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이날 오후 2시쯤 빈소를 찾아 고인에 대해 "남북기본합의서, 북방외교, 토지공개념, 88올림픽 등 여러 공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군부독재 2인자,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탄압 등 여러 역사의 그림자를 드리운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당초 공지한 일정보다 한 시간가량 늦은 오후 2시 55분쯤 빈소를 찾았다.
그는 조문 의미를 묻는 말에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한 것으로 생각해주시면 되겠다"며 "빛과 그림자가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는 "그 빛의 크기가 그늘을 덮지는 못할 것"이라며 "그럼에도 가시는 길이니까 할 수 있는 최소한의 노력을 다한 점에 대해서는 평가한다"고 부연했다. 이 후보는 '방명록을 적지 않은 이유는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손사래를 치며 자리를 떠났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 박병석 국회의장도 고인의 빈소를 찾아 직접 조문했다. 고인의 60년 지기인 전두환 전 대통령은 다발성 골수종으로 투병 중인 관계로 직접 조문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