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런 "물가 통제 가능"...인플레발 '소비 둔화' 우려도↓

2021-10-25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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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물가 상승세(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가 거세진 상황이 올 3분기 기업 실적이 예상 밖 호조세로 반전한 모양새다. 이에 따라, 미국 경기 회복세와 기업에 공급망 혼란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박의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CNN에 출연해 미국 당국이 물가 통제력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반박했다. 옐런 장관은 이와 같은 주장을 했던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을 지목하며 "그가 틀렸다고 생각하며, 우리(미국)는 물가 통제력을 잃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분명히 우려할 수 있는 지점이지만, 우리는 (지금도) 물가 통제력을 잃지 않은 상태"라고 강조했다.

앞서 서머스 전 장관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충격 완화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경시했다고 비판하며 미 당국의 물가 통제력 상실을 우려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 [사진=AFP·연합뉴스]


이에 대해 옐런 장관은 최근의 물가 상승세의 주 요인을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 급등과 공급망 혼란 현상으로 꼽으면서 내년 하반기에는 물가 상승세가 2%대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대의 인플레이션은 연준이 코로나19 사태 정상화를 위해 목표하고 있는 물가 수준이다.

그는 "미국 내 상품 공급량이 상당히 증가했지만, 압박은 여전하다"면서 "인플레이션은 이미 일어난 일들의 여파로 내년에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겠지만, 내년 중순 이후 연말까지 하반기 동안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민간 부문에서도 물가 상승세로 기업 경기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완화하고 있다.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 상승 압박이 다시 거세지면서, 경기 회복세 둔화가 기업 실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진 상태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과 같은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공급망 혼란과 물가 상승세로 기업의 생산 비용은 늘어났지만, 기업이 증가한 생산 비용을 충당할 수도 없을 것이라는 비관론이다. 향후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고 연준 등 중앙은행이 긴축 정책을 펼치며 유동성을 걷어들이면 민간 부문의 소비 여력이 줄어들며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반발이 커지기 때문이다.

다만, 2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와 같은 우려를 일축하는 분석을 보도했다. 프록터앤드갬블(P&G), 네슬레, 버라이즌 등의 기업들이 올해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을 밝히는 것을 두고, 기업들이 공급망 혼란에 대한 비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 기업은 가격 인상 계획에도 불구하고 내년 매출과 이익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다.

이에 대해 WSJ은 코로나19 사태 동안 가계 저축이 급등했을 뿐 아니라 노동력 부족 사태로 임금은 오른 상태에서 소비자들의 지출 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올해 4개월 가까이 이어진 코로나19 델타 변이 바이러스 유행세로 외식·항공·호텔 등 서비스 소비가 이용이 줄어든 것 역시 오히려 향후 민간의 소비 여력을 높일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초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일어났던 '보복 소비'가 재차 발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일례로, 미국의 멕시코 음식 프랜차이즈 치포틀레는 최근 메뉴 가격을 올렸음에도 3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다만, 공급망 혼란 상황과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하는 상황이 경제 환경에 지속적인 부담감으로 남을것이란 우려도 여전한다.

닉 모디 RBC캐피털마켓 분석가는 WSJ에 "재난지원금 효과가 일부 사라지고 매월 임대료를 제대로 내기 시작하면 물가는 더욱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같은 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기업들의 가격 인상 행렬이 민간 소비 여력에 기댄 결정이 아닌 공급망 혼란에 따른 물가 상승 압박이 '잔인할 정도로'(brutal) 강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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