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오랑 참배한 유승민…전두환 옹호 논란 윤석열

2021-10-2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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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8일 경남 김해시 김오랑 중령 추모비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의 전두환씨 옹호 논란을 두고 정치권이 시끄럽다. 지난 1979년 12월 12일 밤 군사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전씨에 대한 평가가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사이에서 갈리고 있다.

전날 전씨에 대해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광주민주화운동)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다”고 발언한 윤 후보는 19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이 되면 각 분야 전문가 등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서 제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윤 후보는 “전두환 정권 군사독재 시절 김재익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 대통령’ 소리를 들었을 정도로 전문가적 역량을 발휘했던 걸 상기시키며 대통령이 유능한 인재들을 잘 기용해서 그들이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도록 한다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던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전두환 정권이 독재를 했고 자유민주주의를 억압했던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논란 진화를 시도했지만, 전씨를 예로 들었던 것 자체가 부적절했단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윤 후보가 주장한 전씨에게서 ‘권한을 위임받은’ 이들이 불법적인 일로 치부를 했던 일도 많아 정치권의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전씨 집권 시절 △박종철 고문 살인 △이한열 최루탄 살인 △부천서 성고문 사건 △평화의댐 사건 △언론통폐합 △장영자-이철희 금융사기 등 한국 현대사의 ‘흑역사’라는 것.

전씨를 대하는 국민의힘 주자들의 입장도 명확히 갈린다. 유승민 후보는 윤 후보를 겨냥, “이런 몰상식한 후보, 이런 저렴한 역사 인식을 가진 후보가 보수정당의 대선 후보가 되겠다는 게 정말 부끄럽다”고 했다.

이어 “기업들로부터 수천억원 비자금을 뜯고, 또 세금을 뜯어서 만든 돈을 자기 측근들한테 나눠주는 그런 식의 정치가 과연 잘하는 정치고 잘하는 조직 관리냐”며 “저는 정말 경악스럽다”

앞서 유 후보는 지난 8일 경남 김해 고(故) 김오랑 중령 추모비를 방문해 참배했다. 김오랑 중령은 12·12 군사쿠데타 당시 전두환 반란군에 맞서다 숨진 인물이다. 특전사령관 비서실장이었던 김 중령은 반란군의 정병주 특전사령관 체포에 맞서다 6발의 흉탄을 맞고 현장에서 전사했다.

유 후보는 “저런 분이야말로 진정한 군인이다”며 “어디 흉상 하나 없는 그 현실에 대해 제가 너무 비통하게 생각하고 내가 국방위원장으로 이건 꼭 해드려야겠다고 하고 그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했다. 앞서 유 후보는 국방위원장을 맡았던 2013년 김 중령에 대해 무공훈장 추서를 촉구하고 육군사관학교 경내에 추모비 건립을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유 후보는 “저런 분을 예우하는 게 국가가 진짜 할 일이라 생각하고, 제가 대통령이 되면 진정한 군인의 흉상을 근무하셨던 특전사나, 후배들이 공부하고 있는 육군사관학교에 꼭 세우겠다”고 했다.

앞서 전씨에 대한 ‘세배’ 논란을 겪은 원희룡 후보는 “군사 쿠테타와 5.18 말고 잘못한 것이 없다는 윤석열 후보의 인식은 공정과 정의를 위협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정신을 망각한 것”이라고 했다. 원 후보는 “국민들께서 전두환 전 대통령 세배를 유독 용납하지 않으셨던 것도 이와 같은 이유”라고 했다.

지난 2007년 1월 2일 대선 경선을 앞두고 전씨 자택을 방문해 세배를 했다가 강한 비판을 받았다. 당시 박용진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전씨는 그에게 학살당한 광주의 착한 시민들과 운동을 했던 친구들을 떠올릴 때 절대 머리를 조아려서는 안되는 인물”이라며 “그(원희룡)는 굴신과 세상에 대한 아부로 가득한 구태 정치인의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동서화합을 위해서”라고 해명했던 원 후보는 이틀이 지난 1월 4일 “본 뜻과는 달리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는 다만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이제는 화해로 가야 한다는 뜻에서 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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