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 녹취파일 속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로 지목받는 '그분'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지사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지사가 향후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가 내주 귀국을 앞두고 검찰과 조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가운데,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논란 등 대장동 특혜 의혹 전모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14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서울고검·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전주혜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이 지사도 수사 대상이냐"고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묻자 그는 "수사 범주에 들어가 있다"고 밝혔다.
전 의원이 "천문학적 수익을 민간업자에게 준 개발 구조를 누가 만들었는 지에 관한 책임을 규명하고 수익의 배분과 불법 여부를 규명해야 한다. 몸통을 철저히 밝혀야 한다는 데 동감하냐"고 묻자 이 지검장은 동의하며 "모든 의혹에 대해 철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언론 상황에 녹취록이 언급돼 있는데, 실제 녹취록 바탕으로 언론 보도가 돼 있는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 (녹취록 속) '그분' 표현도 보도 많이 되는데 실체적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장동 핵심 3인방' 남욱, 검찰조사 일정 조율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은 남 변호사의 변호인을 통해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 주도권을 놓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갈등을 빚었던 인물이다.
남 변호사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9년 4월 배당이 나오고 나서 저희끼리 비용 문제로 싸웠다"며 "화천대유에 김씨 지분이 49%, 저는 25%, 정영학 회계사 15.9% 이렇게 갖고 있는 것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는 남 변호사와 동업 관계인 정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 내용을 일부 뒷받침한다. 김씨는 녹취록에서 "내가 (화천대유) 실소유주가 아니란 걸 직원들이 다 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천대유가 100% 김씨 소유가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천화동인 1호 실소유주 논란도 불가피하다.
법조계에선 사건 몸통인 김씨와 '키맨'으로 꼽히는 남 변호사 간 대질 신문이 이뤄지면, 대장동 개발 사업 진행 과정에서 유 전 기획본부장 개입 여부와 '그분'으로 지칭되는 윗선 수사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특별한 관계 아냐" 이재명과 선 그은 김만배
한편, 김씨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서울중앙지법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심사는 2시간30분가량 이뤄져 오후 1시께 종료됐다.
김씨는 '배임과 뇌물공여 등 혐의를 부인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부인한다.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재명 지사가 검찰의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는 이정수 서울중앙지검장의 국정감사 발언에 대해서는 "여기에 관여가 안되신 분"이라며 "특별한 관계도 없고 옛날에 인터뷰차 한번 만나봤다"고 했다.
그는 앞서 '화천대유 관계사 천화동인1호의 절반은 그분 것'이라는 녹취파일 내용에 대해 "'그분'은 전혀 없고 그런 말을 한 기억도 없다"며 "맥락을 짚어봐야 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천화동인 1호는) 제가 주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