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다음달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또한 최근 대외 악재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흐름이 우리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회의(11월)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면서 "여러 대내외 여건 변화가 국내 경제와 물가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경기회복 흐름이 보는(현재 전망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않는지 등을 짚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금통위는 각종 대외악재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국내 경제가 견실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8월 한 차례 기준금리 인상에도 통화정책이 여전히 완화적인 상황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재차 못박았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에도 실물경제 상황에 대비한 실질적 완화 정도는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면서 "실질 기준금리, 금융상황지수 등 지표로 본다면 8월 기준금리 인상을 긴축 기조로의 전환이 아니라 완화정도를 소폭 조정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기준금리 인상 후 여수신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경제주체들의 차입비용 증대를 통한 과도한 수익추구 행위, 특히 차입에 의한 수익추구 성향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다만 "그동안 금융불균형이 상당폭 누적돼왔고 금리 외 다른 요인들이 영향을 미친 만큼 한 차례 금리 인상만으로 정책효과가 가시화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금융불균형에 영향을 미치는 거시건전성 정책이나 주택 정책 등도 일관되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 중국의 헝다그룹 사태 및 전력난 등으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최근 원자재가격 상승과 생산차질 등 요인이 경기회복세를 제약하고 물가상승률을 확대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팬데믹 이후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는 과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일반적인 스태그플레이션과는 다르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예상보다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진 건 사실이나 성장률 자체가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임을 감안하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