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취임 1년] "이동의 진화로 인류에 행복 선사"…기업 역할 재정의

2021-10-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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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틱스, UAM, 자율주행 신사업 집중

기후변화 대응 해법 모색…수소비전·탄소중립 집중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오는 14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정 회장 취임 후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자율주행 △수소 비전 등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친환경 비전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2045년까지 순 탄소배출을 0으로 만드는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그룹 주요 계열사도 사용 전력량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현대차의 변화 뒤에는 '인류의 삶과 행복, 진보와 발전에 대한 기여가 기업의 본질적 사명'이라는 정 회장의 철학이 있다. 올해 초 새해 메시지에서 그는 "그룹 임직원 모두가 변함없이 지켜야 할 사명은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가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상상을 현실화하는 미래 신사업 가속

로보틱스·UAM·스마트시티 같은 상상 속의 미래 모습을 더욱 빠르게 현실화시켜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삶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정 회장의 구상은 현대차그룹의 민첩한 도약을 가속화하고 있다.
 
정 회장은 취임 후 첫 대규모 인수합병(M&A) 분야로 로보틱스를 선택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2월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하고, 올해 6월 M&A를 완료했다.  
 
보스톤 다이내믹스는 지난해 출시한 4족 보행로봇 스팟(Spot), 연구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를 개발하는 등 로봇 운용에 필수적인 자율주행(보행), 인지, 제어 등 종합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중에는 최대 23㎏의 박스를 시간당 800개 싣고 내리는 작업이 가능한 물류로봇 스트레치(Strech)를 상용화하고 제조, 물류, 건설 등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그룹 내 조직인 로보틱스랩도 웨어러블 로봇, AI서비스 로봇, 로보틱 모빌리티 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로보틱스랩은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MEX)'와 함께, 생산현장에서 고개를 들고 장시간 근무하는 작업자를 보조하는 착용로봇 '벡스(VEX)', 인공지능(AI) 서비스 로봇 '달이(DAL-e)', 로보틱 모빌리티 '아이오닉 스쿠터' 등을 공개했다.
   
정 회장은 지난해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을 돕기 위한 의료용 착용로봇 멕스 개발자들에게 "이 기술이 필요한 사람은 소수일 수 있지만 우리는 그분들의 꿈을 현실로 이뤄줄 수 있다"며 "인류에게 꼭 필요한 기술이니 최선을 다해 개발해야 한다"고 격려를 전했다. 
 
이동 공간을 하늘로 확장하는 UAM 대중화 기반도 다지고 있다. UAM은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인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이란 인류의 꿈을 실현하는 중요한 축이다. 정 회장은 사내 UAM사업부 관계자들에게 "인류가 원하는 곳으로 스트레스 없이 갈 수 있도록 정성스럽게 서비스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도심 운영에 최적화된 완전 전동화 UAM 모델, 2030년대에는 인접한 도시를 서로 연결하는 지역 항공 모빌리티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한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활용해 효율성과 주행거리를 갖춘 항공용 수소연료전지 파워트레인 개발도 추진한다.

UAM 이착륙장 관련 협업도 진행 중이다. 서울시와의 업무협약을 비롯해 LA 등 미국 주요 도시, 싱가포르 등과 신규시장을 열기 위해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미국 워싱턴 UAM 법인 설립, 항공우주 기술 개발 전문가 영입 등 조직도 확대하고 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고객에게 새로운 이동경험을 선사하겠다는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달 자율주행 합작사 모셔널과 공동 개발한 '아이오닉5 기반 로보택시'를 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에서 공개했다. 글로벌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와 협력해 2023년 아이오닉 5 로보택시를 활용한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와 보스톤 다이내믹스 인수 완료. 현대자동차와 로봇 '스팟'과 '아틀라스'가 마주보고 있다. [사진=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기후변화 대응 해법 모색…미래 세대 위한 책임과 의무 

정 회장은 지난 7월 미국 방문 당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난관이 있더라도 우리 세대가 역할을 하고 극복하고 반드시 해내야 한다"고 피력한 바 있다.
 
이같은 신념으로 기후 변화 대응 해법에도 집중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수소전기차 중심의 전동화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 기아, 제네시스는 올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를 바탕으로 아이오닉 5, EV6, GV60를 차례로 출시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주행거리, 상품성, 안전성은 물론 V2L(Vehicle to Load) 등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며 주목받고 있다.

중장기 전동화 계획도 구체화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판매 차량 중 전동화 모델 비중을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네시스는 2025년부터 모든 신차를 전동화 모델로 출시하고, 2030년까지 총 8개 차종으로 구성된 수소 및 배터리 전기차 라인업을 완성한다. 기아는 2035년까지 주요시장에서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90%로 확대한다.
 
수소 비전에도 힘을 싣고 있다. 수소사회 비전과 탄소중립 실현은 글로벌 기후변화 위기를 극복하려는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 의지의 일환이다. 정 회장은 그룹 내에서 "현대차그룹이 수소에 투자하는 것은 우리가 가능한 기술적 수단들을 모두 활용해 미래를 지키려는 차원"이라고 강조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하이드로젠 웨이브(Hydrogen Wave)' 행사를 통해 정 회장이 그리고 있는 미래 수소사회 비전을 입체화 했다. 2040년을 수소에너지 대중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수소비전 2040'과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기술, 수소모빌리티 등 청사진을 공개했다.

2028년까지 모든 상용차 라인업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무인 장거리 운송 시스템 콘셉트 모빌리티 '트레일러 드론'과 100kW급, 200kW급 차세대 연료전지시스템 시제품도 선보였다. 연료전지시스템은 자동차 외에 트램, 기차, 선박, UAM 등 모빌리티 전 영역은 물론 주택, 빌딩, 공장, 발전소 등 생활과 산업 전반에 걸쳐 활용도를 대폭 확대하는 등 고도화한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책임감 있는 글로벌 기업시민으로서 인류의 미래를 위해 수소사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브랜드 '에이치투(HTWO)'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HTWO는 '인류를 위한 수소'라는 뜻이다. 단순한 에너지 차원을 넘어 인류에게 높은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해외 첫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생산공장 'HTWO 광저우'를 착공했다.

정 회장은 기후변화 이슈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의 실질적 해법에 대한 화두를 제시하며 현실화하기 위해 수소의 글로벌 공감 확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회장 취임 직후 첫 공식행보로 국내 수소경제 컨트롤 타워인 수소경제위원회 회의에 참석한 이유다. 올해는 국내 기업들의 수소 사업 간 협력을 촉진하고 수소산업 저변 확대를 위한 CEO 협의체 '코리아 H2 비즈니스 서밋(Korea H2 Business Summit)' 출범을 주도했다. 해외에서도 ‘수소위원회’ 공동회장 등을 맡아 수소의 글로벌 의제화에 기여했다.

현대차그룹의 수소전기차는 승용에 이어 상용도 해외에서 주목하고 있다. 스위스에서 현대차 수소전기트럭 50여대가 달리고 있으며, '캘리포니아 항만 친환경 트럭 도입 프로젝트'를 통해 2023년부터 미국에 30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또 최근에는 독일 뮌헨시에 수소버스인 '일렉시티'를 인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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