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경절 결산] 황금연휴 집콕한 중국인...관광객 줄었다

지난 5일 중국 베이징 자금성 근처를 거닐고 있는 중국 관광객의 모습[사진=로이터]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간 이어졌던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 관광 소비가 정부 기대와 달리 지난해 수준에 크게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도 여행 자제에 근거리 여행과 온라인 소비가 크게 늘어나면서 내수 소비 상황은 고무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中 국경절 연휴 관광객 2019년의 70.1% 수준에 그쳐

7일 중국 문화여유부에 따르면 지난 1일~7일 중국 전역 관광객 수는 5억1500만명(연인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70.1% 수준에 그쳤다. 애초 업계에서는 올해 국경절 연휴 기간 6억5000만명이 국내 여행을 떠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도 못 미치는 것이다. 

같은 기간 관광수입도 크게 줄었다. 관광 수입은 3890억6100만 위안(약 72조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의 59.9%에 불과했다. 지난해 국경절 연휴보다도 4.7% 줄었다. 

이는 앞서 7월 장쑤성 난징, 9월 푸젠성을 중심으로 중국내 코로나19가 산발적으로 재확산되면서 중국 방역 당국이 지역 봉쇄를 강화한 데 따른 결과다. 이로 인해 대다수 중국인들이 장거리 대신 근거리 여행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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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여객수송객 수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7일간 누적 여객 수송객 수는 4억300만 명(연인원), 일일 평균 수송객 수는 5750만 명(연인원)에 달할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상하고 있다. 이는 지난 2019년 같은 기간보다 33.9% 감소한 것이며, 지난해보다는 7.5% 줄어든 수치다.

다만 현재까지 중국 상무부는 국경절 주요 소매·요식업 총매출 통계는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화창증권은 8일 보고서에서 국경절 소비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다고 예상했다. 앞서 지난해 국경절 연휴 8일간 요식·숙박비 등 소비액 4.9% 증가한 1조6000억 위안(약 296조원)이었다. 
 

역대 중국 국경절 연휴 일일 평균 소비액 증가율. [자료=중국 상무부]

코로나19 재확산에 근거리 여행·온라인 소비 급등...고무적

그래도 근거리 여행과 온라인 소비 실적은 고무적이었다. 6일 중국 최대 음식배달업체 메이퇀이 발표한 2021년 국경절 소비 보고서에 따르면 메이퇀의 이번 연휴 기간 소비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5% 증가했다. 지난 2019년과 비교해도 51.6% 늘었다. 구체적으로 음식 배달 총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고, 근거리 여행 예약도 전월 대비 약 8.6배 늘었다.

중국 최대 여행업체 트립닷컴도 자사를 통해 예약한 입장권 매출이 2019년 국경절 연휴 기간보다 19% 늘었고, 렌터카 이용자도 43% 늘어났다고 밝혔다. 

메이퇀은 그동안 억눌렸던 여행 수요에 대해 보상심리가 이번 국경절에 터졌다며 전국 주요 관광지마다 출입 인원을 제한할 정도로 몰렸다고 전했다.
 

극장가도 뜨거웠다. 7일 중국 영화 예매 플랫폼 마오옌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30분(현지시간) 기준 지난 1일부터 집계된 국경절 연휴 박스오피스 매출은 모두 43억7000만 위안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10월1일~8일)의 39억6700만 위안(약 7329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자, 역대 국경절 박스오피스 실적 가운데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앞서 지난 2019년 국경절 박스오피스가 44억6600만 위안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연휴 극장가 흥행을 주도한 건 영화 장진호다. 장진호는 6·25 전쟁 중이었던 1950년 11~12월 벌어진 장진호 전투를 소재로 한 영화로, 애국주의를 고취시키는 내용과 더불어 화려한 라인업과 대규모 스케일이 관중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왕빈 상무부 소비촉진국 부국장은 중국 경제참고보에 "중국 관광 및 소비문화가 크게 바뀌었다"면서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장거리 여행보다는 근거리 여행이나, 여행 대신 영화, '집콕소비'가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석탄 부족으로 전력난 발생한 중국 동북지방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악재 직면한 중국 경제...전문가,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조정

다만 중국을 둘러싼 악재는 여전하다. 중국 국경절 소비가 기대 이하 성적을 거둔 데다, 헝다발 디폴트(채무불이행) 리스크, 전력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올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급격하게 둔화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실제로 이미 많은 전문가는 중국의 올해 한 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상황이다. 앞서 영국의 글로벌 경제분석·전망기관 옥스퍼드이코노믹스는 중국의 4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0%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종전 5.8%에서 5.4%로 낮춰잡았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역시 지난달 말 전력난이 경제에 심각한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면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7.8%로 내렸고, 일본 노무라증권 또한 2021년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7.7%로 수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