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중 2명이 짝을 지으라고 한 후 둘 중에 한 명만 살아남는 게임이 있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얼마나 개인으로 존재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6일 열린 ‘트렌드 코리아 2022’ 출간 기념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키워드인 ‘나노 사회’를 설명하며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예로 들었다. 이처럼 문화, 경제, 정치 등 각각의 분야에는 트렌드가 녹아 있다. 트렌드를 읽어야 하는 이유다.
‘나노 사회’는 공동체가 개인으로, 개인은 더 미세한 존재로 분해해 서로 이름조차 모르는 고립된 섬이 되어간다는 의미다.
‘나노 사회’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한 김 교수는 “자녀나 직장 후배, 다른 세대 등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가장 중요하다. 그들이 그렇게 생각해볼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이 ‘나노 사회’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고 진단한 김 교수는 “추천 ‘알고리즘’에 의존하지 말고, 각자가 새로운 시도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기술 만능주의에서 탈피할 필요도 있다.
이 밖에 김 교수가 꼽은 10대 소비 트렌드는 ‘머니 러시’ ‘득템력’ ‘러스틱 라이프’ ‘헬시플레저’ ‘엑스틴 이즈 백’ ‘바른생활 루틴이’ ‘실재감테크’ ‘라이크커머스’ ‘내러티브 자본’ 등이다.
내년에는 40대를 주목하자는 의견이 흥미로웠다. 김 교수는 “기성세대보다 풍요로운 10대를 보낸 40대는 개인주의적 성향을 가지며 자신의 10대 자녀와 생활방식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엑스틴’(X-teen)이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X세대는 주로 1970년대 이후에 태어나 아날로그와 디지털시대를 모두 경험한 세대로, 사회에서 중간 관리자 역할을 맡은 40대들이 주축이다.
김 교수는 “최근 서점가에 ‘팀장 리더십’ 관련 책이 많아졌다”라며 “팀원에게 지시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일을 해야 한다. 플레잉코치 역할을 잘 수행하며 MZ 세대를 끌고 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단계적 일상 회복을 의미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 산업적 측면에서 수혜산업과 피해산업의 명암이 엇갈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동일 산업 내에서 승자독식이 강해지고, 한계 기업을 인수한 플랫폼 기업은 영역을 확대하며 내년에 더욱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함께 기업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잘 헤쳐나가려면 대면·비대면의 이분법적인 사고에 매몰되기보다는 트렌드 대응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질병은 트렌드 변화 동인의 하나일 뿐이다. 기술, 세대, 경제, 정책, 인구, 문화 등의 상호작용으로 트렌드가 변한다“라며 “2022년은 새로운 트렌드의 첫 번째 해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