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국감] 경찰 국감도 삼킨 '대장동 게이트'

2021-10-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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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 "철저 수사" 불구 계좌 추적 등 강제수사 난망

5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이 5일 경찰청 국정감사(국감)도 집어 삼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 국감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여야 갈등으로 낮 12시가 넘어서야 가까스로 재개됐다.
애초 여·야 의원들 모두 정해진 시간에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특히 일부 야당 의원들이 '판교 대장동 게이트 특검 수용하라'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쓰고 나왔는데, 여당 의원들이 국감과 관련 없는 정치적 행위라고 반발하면서 고성이 오갔다.

첫 질의부터 야당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언급했다. 최춘식 국민의힘 의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개발사업을 추진하며 진행한 타당성 평가 용역 등이 날림으로 이뤄진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경찰청, 특히 국가수사본부는 FIU(금융정보분석원) 통보자료와 기타 고소·고발을 통해 현재 대장동과 관련한 제반 의혹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만큼 철저하게 의혹을 수사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김창룡 "철저 수사" 불구 계좌 추적 등 강제수사 난망

김 청장 발언대로 최근 경기남부경찰청은 전담수사팀 책임자를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총경)에서 수사부장(경무관)으로 격상하는 한편 회계분석 전문 인력 등 24명을 증원해 총 62명으로 수사팀을 확대했다.

특히 경찰은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 최대주주 김만배 씨와 이성문 대표, 자회사 천화동인 1호 이한성 사내이사 등 8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게다가 김만배 씨와 이성문 대표는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전환했다.

그러나 경찰 수사 의지와 달리 김만배 씨와 이성문 대표, 이한성 이사에 대한 계좌 추적이나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경찰 출신 한 변호사는 "현행 토지보상법상 손실보상은 '현금', '채권', '토지' 보상 등으로 규정돼 있을 뿐 지급 방식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다"며 "이들 3명에 대한 계좌 압수수색 등을 실시했음에도 횡령·배임 혐의의 단서를 잡지 못할 경우,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될 수 있다는 내부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김만배 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473억원 가량 회삿돈을 빌린 건 개발 부지에 있던 묘지 280여기를 이장하고, 임차인 100여명이 나가는데 합의금을 주기 위해서였다고 진술했다. 현행 토지보상법에 따르면 현금으로 직접 지급했다 할지라도 문제가 없는 셈이다. 

게다가 횡령·배임죄는 김씨가 애초 갚을 능력도 없으면서 회삿돈을 떼어먹어 회사에 손해를 끼치려 한 혐의가 입증돼야 한다. 김 씨가 회삿돈을 갚으면 죄로 보기 까다롭다는 게 법조계 대다수 의견이다. 김 씨는 순차적으로 회삿돈을 갚겠다는 의사를 이미 밝혔다. 게다가 대장동 개발사업으로 4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겨 상환에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다만 김씨 주장을 인정하더라도 △금액이 과도하다는 점 △계좌 이체가 아닌 '현금 지급'을 했다는 점 등에서는 의문 부호가 달린다.

경찰 관계자는 "시행사가 민간이라지만, 전반적으로 지자체가 함께 한 민관 공동 사업인 점을 볼 때 보상은 계좌로 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화천대유에서 감사직을 지낸 이한성 (이사)에게 자금 흐름을 명확히 확인하기 위해 출석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시민단체가 고발한 '대장동 특혜 의혹'과 '곽상도 의원의 아들 퇴직금 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 '화천대유의 자금 흐름'에 대한 수사 등 3건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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