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명 증가 등으로 결혼 전부터 노후자금 준비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장기 재무목표 달성을 위한 투자상품들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참고할 만한 재테크 상품으로 꼽힌다. 특히 전문가들은 세제혜택과 함께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개인형 퇴직연금(IRP)을 비롯해 생애 주기에 따라 알아서 투자 자산을 배분하는 펀드인 타깃 데이트 펀드(TDF) 등을 추천한다.
TDF는 생애주기에 맞춰 투자 자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주는 펀드를 말한다. 투자자가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자산 배분이 이뤄지는데, 특히 연금을 받을 시기가 다가올수록 안정적인 자금 운용을 위해 채권 비중이 높아진다. TDF 상품의 특징 중 하나는 상품명에 네 자리 숫자가 붙는다는 점인데, 해당 숫자는 은퇴 목표 시점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TDF2055'에 가입한 고객은 2055년이 가까워질수록 투자 자산 중 주식 비중을 낮추고 채권 비중을 높여 안정적인 운용을 추구한다.
TDF 상품 중 올해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된 TDF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전략배분 TDF2025'다. 지난달 30일 설정액은 8693억원으로, 올해 들어서만 339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올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TDF는 KB자산운용의 'KB 온국민 TDF2055'로 올해 들어서만 17.32% 올랐다. 이어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한국형 TDF2050'이 16.94%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TDF를 포함한 라이프사이클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섰는데, 연초 이후 설정액이 2조7000억원 늘어났다"며 "기대수명 증가로 노후 대비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은퇴자산 운용을 위한 TDF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데, 운용 경험이 쌓이면서 운용사별로 차별화된 TDF를 내놓는 것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개인형 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도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노후를 위해 준비해야 할 상품 중 하나로 꼽힌다. IRP는 소득이 있는 모든 근로자가 재직 중 자유로 가입하거나 퇴직급여를 계속 적립 또는 운용할 수 있는 퇴직연금 제도다. 가입자는 연간 1800만원까지 IRP에 납입할 수 있고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 된다.
특히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IRP 사업자 간 고객 유치 경쟁이 심화하면서 가입자를 대상으로 혜택을 강화하고 있어 금융사별 혜택을 잘 따져보는 것이 유리하다. 실제로 우리은행과 대구은행은 IRP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수수료 전액 면제 혜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증권사들이 IRP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수수료 면제 혜택을 내세우며 빠른 속도로 몸집을 키우자 은행권도 동참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IRP의 경우 만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받을 수 있는 만큼 장기 투자로 적격"이라며 "주택 마련 및 출산, 자녀 양육 등에 대비하는 것도 쉽지 않은 만큼 노후 자금 준비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관련 문의가 들어올 때마다 강조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