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나신평은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배터리 사업 합작투자 건과 관련해 "배터리 부문은 높은 매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대규모 투자 소요를 고려할 때 중기적으로 잉여현금 흐름상 상당 규모의 부족 자금 발생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지난 7월 초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그린 중심 성장을 위해 2025년까지 지난 5년간 투자의 2배가 넘는 총 30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분할 후 투자 유치를 중심으로 자금 부족의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1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의 물적분할을 진행했다. 지난 8월 16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배터리 사업과 석유개발(E&P) 사업을 분할하는 안건을 통과한 것의 연장선이다. 물적분할로 인해 앞으로 대규모 자금 유치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
투자 유치는 주주 가치 희석으로 이어지기에 주가에는 하락 재료다. 지난 7월 '스토리 데이' 발표 당시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9% 이상 하락한 바 있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생산 계획 발표에 주가는 회복됐다. SK이노베이션은 세계 10대 자동차 그룹인 미국 포드와 배터리 사업을 합작 투자하기로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는 미국 내 배터리 신규 공장을 건설할 예정인데 합작 법인의 생산계획은 기존 사업 계획보다 생산 능력을 2배 이상 확보하는 것이다. 이 발표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26만5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인영 나신평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기존에 목표한 2025년의 생산능력 구축계획을 초과 달성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했다.
요약하면 물적분할로 주가는 하락할 수 있겠지만, 사업적 역량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SK이노베이션 주주 입장에서도 반드시 부정적인 것 만은 아니다. 석유·화학 관련 한 증권사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장기 전략은 오너가 아닌 경영인이 구사하긴 쉽지 않다"면서 "일정 기간 주가가 빠졌음에도 김준 대표는 재신임을 바탕으로 자신감 있게 목표한 방향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