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 상승, 코로나19·규제·전력난"...중국 중소기업 ‘사중고’

2021-09-2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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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소 제조업체, 전력난에 심각한 타격

중국내 3분의2 지역에서 '전력 비상조치' 발령

전망도 어두워... "발전용 석탄 재고 2주치만 남아"

중국 베이징 중심업무지구 인근 송전탑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생산량이 3분의 1로 줄었고, 전력난 정책에 따라 근무 시간이 자정부터 오전 8시까지로 바뀌었습니다. 많은 근로자는 졸면서 일하고 있으며, 업무 효율도 크게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중국 광둥성 둥관 신발 제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왕제 대표가 최근 이 같이 토로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왕 대표는 “둥관의 많은 제조업체들은 수출 주문을 거부하거나 연기해야 한다”며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미 많은 제품을 수출했지만, 그렇지 않은 제품들은 크리스마스 시즌 전에 도착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했다.

둥관에서 수출용 가전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의 궈리 대표는 ‘사중고’를 호소했다. 그는 “중국 중소기업들은 올해 이미 원자재와 운송료 급등, 코로나19로 인한 산발적인 폐쇄, 당국의 다양한 규제 강화로 압박을 받고 있었다”며 “여기에 전력 부족 위기까지 닥치면서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국 제조업체 곳곳 '곡소리'... "전력난에 더위·졸음과 사투 벌여"
SCMP에 따르면 현재 중국 31개 성·시 중 최소 20개 지역에서 최근 몇 주간 전력 절감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중국은 매년 전력 공급 감소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그 빈도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증가했다.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급등 속 화력발전용 석탄 가격이 급등하면서 화력발전소들이 석탄 수급에 심각한 차질을 빚고 있는 데다 갈등을 빚고 있는 호주산 석탄 수입마저 중단해 공급이 더욱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중앙정부의 연중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지키기 위해 일부 지방 정부들이 전기 공급을 줄이는 등 강력한 탄소 배출 억제 정책을 시행하면서 전력난은 더 심각해졌다. 

이에 따라 제조 업체가 몰려 있는 지역 곳곳에서는 곡소리가 가득하다. 광둥성 포산시에 본사를 둔 석영(쿼츠) 수출업체 관계자는 "낮 시간대 전력 제한으로 생산 효율이 절반으로 떨어졌다”고 우려했다.

쑤저우 태양열 전지판 업체 관계자도 높은 기온에도 불구하고 사무실 내 에어컨을 가동할 수 없어 근로자들이 무더운 날씨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광둥성 유리제품 제조업체는 유리 용광로 일부가 강제로 폐쇄돼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지속적으로 전원을 켜야 하는 핵심 장비들도 있어 걱정이 크다”고 했다.
석탄 비축분도 '바닥'…"2주 버틸 정도"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중국의 전력난이 더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SCMP에 따르면 21일 기준 중국 6대 국유 발전그룹의 석탄 비축량은 1131만t이다. 이는 15일치 비축분으로 역대 최저치다. 중국 발전소는 규정에 따라 봄·가을 비수기에 20일 이상 사용할 수 있는 석탄을 비축하고 있어야 하는데 여기에도 크게 미치지 못한다.

시노링크는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중국은 발전용 석탄 18억5000만t이 필요하지만, 2억2200만~3억4400만t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체의 12~19%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석탄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중국 석탄 재고량과 전력 수요간 격차가 지난 4월부터 벌어지면서, 석탄 가격이 고공 행진한 것이다. 지난 1월 t당 670위안이었던 석탄 가격은 이달 1100위안까지 급등했다. 

석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 전력 회사들의 영업이익률이 축소되고 이들 회사는 전력 공급을 줄일 수밖에 없다. 중국 전력난이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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