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증으로 중·저신용자를 위해 마련된 중금리대출 상품 '사잇돌 대출'의 약 70%가 고신용자에게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보증보험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7월 사잇돌 대출을 통해 시장에 공급된 보증액 1조3047억원 가운데 고신용자인 1~3등급(KCB 등급구간 기준)이 68.5%(8940억원)를 차지했다. 건수로 보면 18만4347건 중 64.7%(11만9251건)에 달했다.
고신용자에 대한 사잇돌 대출 공급액은 해마다 늘어왔다. 전체 건수 대비 고신용자 비중이 2018년 13.0%, 2019년 34.7%, 2020년 45.8%, 올해 1~7월 64.7%로 급증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금액 기준 비중도 16.8%, 39.6%, 53.6%, 68.5%로 비슷한 추이를 보였다.
중·저신용자 대상 정책 대출이 고신용자 위주로 공급된 것은 사잇돌 대출에 별도의 신용점수 요건이 없었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당초 사잇돌 대출은 '중금리 대출 시장 형성을 위한 과도기 상품'이라는 취지로 마련됐으나, 이런 취지와는 정반대로 운영돼 온 것이다.
금융당국은 이같은 지적이 제기되자 9월부터 사잇돌 대출 신용점수 요건을 마련하고, 신용등급 5등급 이하(신용점수 하위 30% 차주)에 사잇돌 대출의 70%가량이 공급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윤창현 의원은 "상품이나 정책을 내놓기만 하고 성과에 대해선 점검하지 않아 생긴 결과로 보인다"며 "코로나19 장기화와 강화된 대출 규제로 자금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서민금융상품이 도입 취지대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