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2021 GGGF] 케리 워링 ICGN 대표 “지속가능 기업, 팬데믹·기후변화 맞아 중요성 더 커졌죠”

“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ICGN ; International Corporate Governance Network)는 사실 오랜 기간 동안 책무를 다하지 못한 점이 있습니다. 기업과 투자자가 상호 책임을 공유해 장기적인 기업가치를 보존하고 개선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과 사회적 번영 및 건강한 환경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습니다.”

케리 워링(Kerrie Waring) ICGN 대표(CEO)는 오는 9일 열리는 ‘제13회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포럼(2021 GGGF)’ 특별섹션 강연을 앞두고, 그동안 ICGN이 시대적 요구에 다소 부족했던 사실을 인정했다. 이런 반성을 기반으로 올해 개정한 ICGN의 원칙을 설명하며 지속가능한 기업의 미래 이정표를 제시했다.

◆지속가능한 기업, 그 정의부터 살피면 답 보여

워링 대표는 먼저 우리가 쉽게 잊을 수 있는 '지속가능함'이 과연 무엇인지, 그 본연의 정의부터 다시 찬찬히 들여다 볼 것을 권했다. 그는 2019년 유럽고위 전문가그룹이 제시한 '지속가능한 금융'의 정의를 꺼내 들었다. 이 정의에 따르면 지속가능성이란, 경제적 번영을 오랫동안 지속시키고 사회적으로 더욱 포용적이며 유한 자원 및 자연 환경의 개발에 적게 의존하는 것을 말한다. 사실 너무도 당연한 뜻이지만, 이를 여러 번 곱씹어 보면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기업이 지향해야 할 길이 자연스럽게 제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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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링 대표는 "지속가능성의 문제가 현재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는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 변화를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거대한 사건들은 생태학의 질적 저하에 기인하고 있으며 인류의 미래에 상당히 큰 위험을 야기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이런 우려를 기반으로 전세계 기업이 적극적으로 나서면,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구축하고 심각한 문제들을 반드시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워링 대표는 "여러 리스크를 한번에 관리하면서 전 세계 경제를 다시 부양시키고 동시에 지구에서 탄소를 절감시켜야 한다"면서 "올해 ICGN 글로벌 거버넌스 원칙도 이러한 점을 반영해 개정됐다"고 설명했다.

개정된 ICGN 원칙은 기업과 투자자가 기업의 장기적인 금융 가치 증대를 위한 측면 뿐만 아니라 건강한 사회와 환경에 영향을 주는 요소에도 집중하도록 했다. 특히 핵심적인 내용은 지속가능성을 위한 거버넌스 관련 인적 자본(노동)과 자연 자본(환경) 관리 시 이사회의 역할과 투자자의 역할, 기업의 장기 전략 목표를 일치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설명이다.

◆"기후 변화 이슈, 차세대 인류에 짐 지우면 안돼"

약 59조 달러 규모의 자산 투자를 책임지는 전세계 ICGN 회원사는 투자에 앞서 여러 문제를 고려하고, 우선 순위를 결정하지만 이번에 개정된 ICGN 글로벌 거버넌스 원칙에서 특히 기후변화 문제를 중시하고 있다.

워링 대표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주요 나라의 정치인, 규제 기관, 시장과 사회 모두 기후 변화로 인해 인류의 미래에 시스템적 위협이 발생할 것으로 여기며 그 어떤 문제보다도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투자자는 코로나19와 기후변화에 따른 여러 문제에 즉시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차세대 인류에게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인해 사회적, 생태학적, 금융적 측면에서 부정적인 결과를 야기, 부당한 짐을 지우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전 세계 여러 나라 정부가 탄소중립을 선언, 모든 경제 부문에서 배출하는 탄소의 양과 대기 중에서 제거되는 양을 일치시키려 애쓰고 있다. 오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 지구의 기온이 1.5도까지 증가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ICGN도 각 정부가 경제 부문에서 탄소중립을 목표로 삼고, 이를 공개하도록 권장하며 목표 달성을 위한 시행 계획을 제시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과 투자자의 탄소중립 동참을 유도, 기후 변화로 인한 리스크를 줄이는 동시에 긍정적인 환경 및 사회 인프라로 전환을 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업은 거버넌스 전략, 리스크 관리 측정에 기후 변화가 반영되는 방식을 기술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공시를 참고해 기후 변화 리스크에 대한 기업의 회복력을 파악하고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진행상황을 이해하는 노력을 할 수 있다.

워링 대표는 "이미 전세계 여러 기업에서 TCFD(기후변화 재무정보공개 전담협의체) 규약에 따라 자발적 보고를 진행하고 있다"며 "뉴질랜드 같은 일부 국가에서는 TCFD를 국가 필수 요건으로 도입하했고, 올해 1월 영국은 런던 증권거래소 프리미엄 시장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TCFD 기반 보고서를 요구했으며 오는 2025년까지 의무화를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이사회도 비즈니스·리스크 관리 시스템에 기후변화 고려해야 

워링 대표는 지속가능한 기업을 위해 이사회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오는 9일 GGGF 강연을 통해 구체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사회에 대한 ICGN 회원의 기대치는 올해 개정된 ICGN 글로벌 거버넌스 원칙에 명시돼 있다. 워링 대표는 주요 개정 사항 중 10가지를 소개함으로써 기업 이사회의 이정표를 제시할 예정이다.

워링 대표는 "개정 사항 중 첫 번째를 보면, 이사회는 기업의 (지속가능한) 목표를 공시하도록 명시해 전략과 혁신 및 리스크 측면에서 관리 방향을 제시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사회가 책임성을 가지고 기업의 지속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대원칙을 강조한 것이다.

한편 ICGN은 잉글랜드와 웨일즈(England and Wales) 법에 의거한 비법인(unincorporated)이며 비영리협회(not-for-profit association)다. 1995년에 창립된 ICGN은 전 세계 기업지배구조 전문가들이 폭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네트워크를 통해 멤버들의 다양한 생각과 경험을 공유해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세계 경제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많은 활동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ICGN의 연구 결과는 국제기구의 정책입안과 개정에 합리적인 근거를 제공함과 동시에 개별 국가 및 기업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벤치마크로 활용되고 있다.

워링 대표는 ICGN의 정책, 국제 회의, 교육 및 지침 등 광범위한 업무 프로그램을 50개 시장에 걸쳐 전달할 책임을 맡고 있다. ICGN CEO에 임명되기 전에는 영국과 웨일스의 공인회계사연구소에서 미국-영국의 기업지배구조에 초점을 맞춘 대서양 횡단 이니셔티브를 주도했다. 전 세계에 걸쳐 거버넌스 협회들을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준 IFC(국제금융공사)의 ‘글로벌 디렉터 교육 툴킷’의 주요 저자이며, ‘국제기업지배구조 핸드북(Handbook on International Corporate Governance, 2004)’도 공동 저술했다.
 

케리 워링 ICGN 대표 [사진=아주경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