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으레 잘나가는 브랜드를 카피하는 '짝퉁'이 판치듯, 친환경이 하나의 라벨처럼 작용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를 일컬어 ‘그린워싱(Green Washing)’이라고 하는데, 친환경을 뜻하는 ‘그린(Green)’과 결점을 숨긴다는 원뜻을 지닌 ‘화이트 워싱(White Washing)’의 합성어로 친환경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이윤을 위해 녹색 경영을 표방하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다.
그린워싱은 다양한 형태로 자행되고 있으나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거시적인 측면에서 제작 과정의 이면이 친환경 가치와 상충하는 경우, 그리고 소비 시장에서 친환경과 연관성이 적은 유해 상품을 정당화하며 거짓·과장 광고를 하는 경우다. 전자는 과거 기업에서 환경친화적으로 제작했다고 내놓는 제품이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나 몰라라 하는 등의 사례가 발각되며 홍역을 치렀고, 최근에는 교묘하게 친환경을 섞어 파는 후자의 사례가 더욱 만연해졌다. ESG 경영이 대두되며 친환경이라는 소재를 하나의 마케팅 툴처럼 단기적으로 흘러가는 트렌드와 같이 일삼는 까닭이다.
최근 이와 같은 사례를 실제로 경험하며 그린워싱의 심각성을 깨닫고 깊은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플리츠마마와 함께 컬래버레이션을 하고 싶다며 새로운 제안을 받아 기술적으로 검토했더니 실현이 불가능해서 거절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브랜드와 협업 제품을 출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기술적 한계를 해결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라 의구심이 들어 직접 확인해 봤더니 친환경 소재 함유량이 겨우 1% 정도에 불과했다. 친환경 차를 만들었다고 내놨는데 핵심이 되는 엔진은 내연기관을 그대로 적용하고 외관 정도만 바꿔서 출시한 꼴이다.
플리츠마마도 자사 공식 SNS 계정을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다양한 메시지를 받고 있는데, 그린워싱이 만연한 업계에서 진짜배기 친환경을 고수하는 행보를 칭찬해 주는 소비자들도 더러 있다. 플리츠마마의 모든 제품은 기획부터 제작, 유통, 마케팅까지 환경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방향이기에 그 노력을 알아봐 주고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준다. 2020년 6월 제주개발공사, 효성티앤씨와 협업으로 폐자원의 국산화를 국내 최초로 이뤘으며, 제주도와의 협업을 시작으로 서울시, 여수 바다에서 발생하는 플라스틱을 수거해 패션 제품으로 리사이클 하고 있는데 이와 같이 국내 자원순환 시스템을 구축한 대표 브랜드로 여겨 선순환 소비에 동참해 주기도 한다.
친환경 트렌드에 빠르게 탑승하려는 욕심 때문에 몇몇 브랜드에서 그린워싱이라는 잘못된 노선에 오른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아직은 괜찮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린워싱은 자멸을 위한 지름길이라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를 기만하고 환경을 망치는 그린워싱은 기업이 오래전부터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망칠 뿐만 아니라 향후의 비즈니스에도 타격을 입힌다. 말실수 한 번으로도 브랜드 이미지에 큰 손실을 입는데, 하물며 '눈 가리고 아웅' 식으로 대중의 지갑을 열게 만든 그린워싱 기업은 낙인 효과로 인한 이미지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다.
워킹맘으로 4년 전 창업해 플리츠마마를 이끌어오며 브랜드를 운영하는 것이 아이를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명확하고 올곧은 교육관을 먼저 정립해야 하고, 항상 일관된 양육 방식을 고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브랜드의 지향성과 가치가 성립되어야 하며 디자인, 제작, 유통, 마케팅까지 모든 프로세스에서 일체화된 브랜드 경험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비자는 브랜드의 에센스를 알아볼 것이며 결국 진짜배기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는다. 많은 기업과 브랜드들은 친환경, 리사이클의 흐름이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다가온 지금이라도 기업의 이익을 공공의 이익과 같은 방향에 놓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