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금융위의 착각과 비트코인 10만불 시대

2021-09-01 00:05
  • 글자크기 설정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명예회장 기고

[신근영 한국블록체인스타트업협회 명예회장]

미·중 무역전쟁과 코로나19, 그리고 아프가니스탄 사태의 정치경제적 혼란기에 메타버스, 인공지능,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로 대변되는 이른바 4차 산업혁명 소용돌이가 더해지며 일상화된 언택트, 비대면 시대의 도래는 예전과 전혀 다른 산업 환경으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

국경이라는 장벽을 두르고 관세와 보호무역주의의 온실에서 편하게 돈 벌던 시절은 이제는 먼 옛날의 추억일 뿐이다. 수십억명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고, 전 세계 어디서나 온라인 직구가 일상화된 지금, ‘패스트 팔로어’를 추구하는 비즈니스는 그냥 밥만 먹고 살겠다는 소박한 꿈의 표현일 뿐이다. 중앙집중식 '레거시 시스템'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은 이미 투자자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은 물론 이에 기반한 국가 정책과 제도 역시 대폭 바뀌어야 할 시점이다. 이제는 스타트업조차 기본적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목표로 출발한다. 소프트뱅크 손정의의 3조원 투자를 기반으로 나스닥에 상장한 쿠팡은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미국 회사다. 그러다 보니 지난 6월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를 이유로 국회는 과거 네이버 이해진 대표를 청문회에 부르듯 쿠팡 대표를 청문회에 출석시킬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또한 우리나라 거래소에 상장된 대부분의 암호화폐 발행 주체들은 싱가포르, 홍콩, 스위스 등에 본사를 두고 화폐 발행 및 한국 거래소 상장과 다단계를 활용하여 돈을 쓸어담았다. 금융당국은 이들의 불법 행위를 빤히 보면서도 이렇다 할 처벌을 시도조차 하기 어려웠던 것이 현실이다. 이렇게 과거와 완전히 다른 형태의 산업으로 빠르게 전환되는 상황에서 구태의연한 기준으로 시장을 판단하고 규제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이달 25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특금법)' 발효로 우리나라 암호화폐 산업은 규제의 틀 안에서 새로운 형태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많은 사람이 금융위원회의 과도한 규제에 대하여 걱정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80여개의 거래소가 영업 중인데 특금법 발효와 함께 상당수 거래소가 문을 닫고 상장된 암호화폐는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될 것으로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사기성 먹튀 거래소가 상당하기에 분명 사고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반면 거래소 중에는 이미 해외에 사업 기반을 만들어둔 거래소도 꽤 많다. 따라서 사기를 목적으로 만든 거래소가 아니라면 특금법의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암호화폐 산업은 과거 인터넷 산업의 태동기와 전혀 다른 출발점에 서 있다. 암호화폐 산업은 어느 한 국가가 단독으로 통제할 수 없는 글로벌 기반의 산업이다. 따라서 어느 한 국가에서 아무리 단속과 규제를 하려 해도 현실적으로 단속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구석이 너무 많을 것이며, 규제해도 미흡한 규제에 머무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필자는 금융위가 특금법이라는 수단으로 암호화폐 산업을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면 이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판단이었는지 깨닫는 시기가 그리 머지않았다고 본다. 아마도 오래지 않아 금융위는 암호화폐로 인해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글로벌한 혼란과 투자자 피해에 따른 정책 실패를 경험하면서 누군가는 책임져야 할 상황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산업의 틀이 바뀐 상태에서 ‘레거시 시스템’ 기반의 구태의연한 정책은 더 이상 통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또한 필자가 비트코인 가격이 최소 10만 달러를 넘을 것으로 굳게 믿는 이유 역시 암호화폐의 글로벌한 환경을 믿기 때문이다. 더구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이미 미국에서 인정받고 있다. 세계 최강국에서 인정하는 암호화폐는 그 어느 국가에서도 규제하거나 없앨 수 없다. 지난 6월 중국이 아주 가혹할 정도로 암호화폐 채굴장을 없애고 중국 내 사용과 거래를 엄격히 금지했지만 보란 듯이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5만 달러를 회복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나 재무부 장관이 가끔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얘기를 거론하지만 기본적으로 미국의 프런티어 정신이 새로운 산업을 포용하고 적극 지원한다고 볼 때, 미국은 절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거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며 오히려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본다. 현재 시총 60조원을 넘나드는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과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 허용이 자유롭게 진행되는 시장이 미국 시장이다.

전 세계 많은 나라가 비트코인을 규제하더라도 미국이 동참하지 않는다면 비트코인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향후 금과 함께 (또는 금을 대체하여)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정받고 빠르게 금융상품으로 편입되면서 기관 수요와 한정된 채굴량에 따른 희소성으로 개당 가격은 10만 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