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강글로벌은 자본금이 2000원에 불과하지만 2019년까지 연 매출 수백억원에 달했던 외부감사기업이다. 2016년 8월 케이원이글제일차를 통해 보통주 2주, 자본금 2000원 규모로 설립된 후 이듬해인 2017년 안강개발과 나이스글로벌이 취득원가 1원에 각 1주씩 전량 인수했다. 안재홍 안강건설 대표와 박종필 나이스글로벌 대표가 공동 대표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교보증권 빌딩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
본지가 안강글로벌의 감사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이 회사는 경기 용인시 역북지구 오피스텔인 The럭스나인 신축 분양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 확인됐다. The럭스나인은 안강건설이 시공사, 안강글로벌이 시행사를 맡아 2019년 7월 완공됐다. 연면적 3만6630㎡, 지하 5층, 지상 10층 규모로 오피스텔과 생활근린시설이 입주해 있다.
안강글로벌이 설립 후 3년간 벌어들인 매출액은 2017년 126억원, 2018년 444억원 2019년 346억원 등 900억원이 넘었다. 설립 이듬해인 2017년 당기순손실 54억원을 기록한 후 2018년과 2019년 각각 순이익으로 79억원, 28억원을 벌어들였다. 자본금 2000원짜리 회사가 3년간 50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내며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시공사인 안강건설 역시 안강글로벌로부터 2017년 59억원, 2018년 213억원, 2019년 194억원 등 3년간 총 46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안강글로벌이 일정 규모 자본금 요건이 충족돼야 부동산개발업을 진행할 수 있는 시행사라는 점도 의구심을 자아낸다. 일정 규모 오피스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시행사는 부동산개발업 면허 취득이 필수적인데, 면허를 위한 시행사의 자본금은 최소 3억원, 특수목적법인의 경우 5억원 이상으로 규정돼 있기 때문이다. 자본금이 2000원에 불과한 안강글로벌은 부동산개발업 면허가 없다.
이에 대해 안강글로벌 관계자는 “설립 당시 담당자들이 퇴사해 설립 자본금 2000원으로 설립된 배경에 대해선 확인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상법상 주식회사 설립 시 자본금이 100원 이상이면 충족돼 문제가 없고 용인 역북 프로젝트 하나하고 청산하는 법인에 굳이 자본금을 많이 들일 필요는 없었을 것이라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동산 시행업의 경우 개발업 면허가 없어도 개발업 등록이 되어 있는 회사와 공동사업 협약을 맺으면 진행할 수 있다”며 “안강글로벌은 용인 역북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시공사이자 부동산개발 면허를 가지고 있는 안강건설과 공동 사업 협약을 맺어 사업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안강개발과의 수상한 차입거래··· 빌릴 땐 8.2%, 빌려줄 땐 4.6%
안강글로벌 설립 후 주주인 안강개발과 여러 건의 차입·대여 거래가 존재하는데, 빌릴 때와 빌려줄 때의 이자율에 큰 차이가 있는 점도 의아스러운 점으로 지적된다.
안강글로벌은 설립 직후인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안강개발과 나이스글로벌에서 각각 56억원, 55억원의 자금을 차입했다. 당시 이자율은 8.2%로, 안강글로벌은 안강개발에 2017년 3억8400만원, 2018년 4억5500만원, 2019년 3억5800만원, 2020년 1400만원 등 약 12억원의 이자비용을 지급했다. 안강개발에 대한 차입금은 용인 역북 사업 완료 후인 지난해 모두 변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이후 반대로 안강개발이 지난해 운영자금을 명목으로 안강글로벌에서 8억2864만원을 차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자율은 안강글로벌의 차입 시 금리 8.2%보다 훨씬 낮은 4.6%로 자금을 대여해준 것으로 나타났다. 계열 회사 간 3년의 간격을 두고 빌릴 때와 빌려줄 때의 이자율이 다른 것이다.
안강글로벌 관계자는 “안강글로벌과 안강개발이 차입 시 당시 타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았던 금리에 준해서 이자율을 설정한 부분”이라며 “이자율 설정은 기획재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