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SK머티리얼즈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하다. 증권업계에서는 이 M&A가 SK 주주 입장에서는 긍정적이지만 SK머티리얼즈 주주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0일 장 마감 뒤 SK는 SK머티리얼즈를 흡수합병한다고 공시했다. 합병의 이유는 SK를 중심으로 첨단소재 성장전략 실행을 가속화하고 투자 주체 일원화를 통한 경영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합병비율은 1:1.5778412로 SK머티리얼즈 1주당 SK 1.5778412주를 교부하는 방식이다. 이에 반대하는 SK머티리얼즈 주주들을 위한 주식매수청구권 가격은 41만5751원으로 지난 20일 종가 41만4900원과 큰 차이는 없다.
이번 합병에 대해 김양재 KBT투자증권 연구원은 "SK머티리얼즈 주주라면 합병으로 배당금은 늘어날 수 있으나 국내 최대 IT 소재 업체라는 투자 매력도 희석되기 때문에 합병 수혜는 미미하다"라며 "반면 SK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2차전지 소재 등 고성장 사업 아이템을 보유한 자회사 가치를 직접 반영하기 때문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SK의 SK머티리얼즈 인수 논리를 확장하면 향후 SKC 역시 합병 대상이 될 수 있다"며 "SKC 주사업도 반도체와 2차전지 소재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20일 종가 비율을 감안하면 SK머티리얼즈가 일시적으로 1.3% 언더퍼폼한 뒤 SK의 주가 수익률에 수렴할 것"이라며 "이번 합병은 SK머티리얼즈 자사주 15%의 소멸 효과로 인해 SK에 유리한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시장의 급변동 등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는 무의미해 보인다"며 "주식매수청구권 가격 이하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낮아 매도를 원하는 투자자는 장내 매도가 유리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