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반도체 쇼크, 1970년대 오일쇼크 닮아가나

2021-08-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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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현상 수년간 지속될 수도"

글로벌 자동차 반도체 수급이 다시 혼란에 빠졌다. 올해 내내 자동차 생산의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반도체 부족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거대 자동차 업체들의 감산 소식이 연이어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반도체 부족이 1970년대 오일쇼크처럼 가파른 인플레이션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난주 도요타가 다음달 생산목표를 50만대 이상 하향 조정했다. 충격을 받은 곳은 도요타뿐만이 아니다.  미국 포드, 제너럴모터스를 비롯해 세계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반도체 부족으로 공장 가동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중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말레이시아 무아르 공장 가동 중단 등 반도체 수급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말레이시아는 전 세계 반도체 7대 수출국이다. 자동차 반도체 시장점유율 13%에 달하는 인피니온을 비롯해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인텔, 엔엑스피(NXP), 텍사스인스트루먼트, 온세미 등 50여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이 위치해 있다. 

보쉬 중국법인의 쉬다취안 집행 부총재는 21세기경제보를 통해 말레이시아 반도체 공급난으로 8월 자동차 생산량 약 90만대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매달 중국 자동차 생산량 약 200만대 중 거의 절반에 달하는 것이다. IHS마킷은 반도체 부족으로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생산량이 최대 710만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면서, 반도체 부족사태가 내년 하반기에나 해소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전망이 현실이 된다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수조 위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RBC 캐피털마켓의 조지프 스파크 애널리스트는 구조적 문제로 반도체 부족이 향후 몇 년간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자동차 산업에서 반도체 수요는 늘지만, 생산업체들은 생산 규모를 늘릴 생각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스파크 연구원은 "업체들은 자동차에 사용되는 구세대 반도체 생산 시설보다는 휴대폰, 가전, 컴퓨터 등에 사용되는 최첨단 반도체들의 생산 역량 확장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자동차 반도체 가뭄은 더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인 배런스는 "반도체 부족이 2020년대를 오일쇼크를 맞았던 1970년대처럼 만들 수도 있다"면서 "당시 석유처럼 반도체는 이제 경제를 움직이는 필수 요소이며, 과거 원유 수급부족처럼 현재 반도체가 부족하다는 아우성이 넘쳐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 내 자동차 가격 급등은 대표적인 예다. 미국 중고자동차 가격은 올해 상반기에만 약 20% 올랐다. 신차 가격상승률은 3%다. 최근 중고차 가격 상승은 다소 주춤해지고 있지만, 7월 기준으로 신차 가격이 작년 같은 시기에 비해 7%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배런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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