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2분기 시장 예상치 웃돌아
텐센트는 18일 장 마감 후 발표한 2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한 425억8700만 위안(약 7조6941억원)의 순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1382억5900만 위안에 달했다. 이는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전 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순익 모두 하락한 것이지만 최근 중국 당국이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서도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순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오른 903억5400만 위안에 달했고, 같은 기간 매출은 2735억62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반면, 텐센트의 핵심 사업인 게임 부문 매출 증가율은 12%에 그쳤다.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게임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탓이다. 지난해 2분기 텐센트의 게임 매출은 2017년 3분기 이래 최대 증가폭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화평정영(和平精英)'의 매출이 떨어진 탓이다. 그래도 '왕자영요(王者榮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버전인 '펍지 모바일(PUBG Mobile)', 발로란트(Valorant) 등 모바일 게임이 꾸준히 인기를 끌면서 하락분 이상을 채웠다.
모바일메신저 위챗 이용자 수도 늘었다. 채팅에서 결제까지 중국인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챗의 월평균 실제 이용자 수는 12억5100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급증했다.
중국 규제 칼날에 바짝 엎드린 텐센트
실적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텐센트가 처음으로 미성년자의 게임 트래픽 점유율을 발표한 것이다. 텐센트는 올해 2분기 16세 이하 게이머 비중이 전체의 2.6%로, 이 중 12세 이하 비중이 0.3%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당국의 규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 3일 중국 관영 매체가 게임을 '정신적 아편'으로 몰아세우며 텐센트는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텐센트는 곧바로 12세 미만 초등학생에 대한 유료 결제 금지, 미성년자 게임 가능 시간 축소 등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에 대한 추가 제한 규정을 발표하고 나선 바 있다.
텐센트 측은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당국의 기조에 적극 호응하겠다는 의사를 재차 내비치기도 했다.
텐센트 측은 "최근 중국 당국이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과 유럽 등지도 진행하고 있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정부가 시장에 대한 더 많은 규제 조치를 내놓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 당국의 규제가 회사의 사회적 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텐센트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이 적극 추진 중인 '공동부유(共同富裕, 다같이 잘사는 사회)' 프로젝트에도 500억 위안을 추가 투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앞서 지난 4월 텐센트가 공동부유 프로젝트에 500억 위안을 투자한다고 밝힌 지 4개월 만이다. 텐센트는 당시 향촌 진흥, 의료체계 개선, 교육 균형 발전 등 민생 개선에 적극 행보를 보이겠다고 선언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