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기업 먹튀 - ③ ] 루이비통 등 명품, 국세청 세무조사서 500억원 추징…왜?

2021-08-1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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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 샤넬 로고. [출처=각 사 제공]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고 있는 루이비통코리아 등 해외 명품 회사들이 지난해 과세당국으로부터 약 500억원 규모의 세금을 추징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취재 결과,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해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귀속 법인세 약 490억원을 추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샤넬코리아도 10억원가량의 법인세를 추징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개별 명품 회사가 국세청으로부터 추징금을 부과 받은 구체적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국세청은 지난해 8월 비대면 경제의 확대 등으로 인한 막대한 국내 소득에도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고 외국으로 소득을 이전한 혐의가 있는 해외 명품 등 다국적기업들에 대해 세무조사 착수 사실을 발표한 바 있다.

다국적 명품 회사 A의 경우 외국 모법인에 상표 사용료(로열티)를 지급할 때 국내에 납부해야 할 세금(원천징수)을 회피하기 위해 그간 지급해오던 사용료를 제품가격에 포함시켜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거래구조를 조작했다. 이를 통해 세금납부 없이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국외로 이전한 혐의를 받았다.

해외 명품 회사 B는 국내 시장에서 자사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게 유지되자 동일 제품에 대해 외국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하는 등 여러 차례 가격을 올려 판매했다. 대신 국내에 내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외국 본사에서 수입하는 제품 가격 역시 지나치게 높게 책정하는 수법을 사용, 국내 영업이익률을 낮추고 국내에 귀속될 이익을 부당하게 국외로 이전한 혐의가 포착됐다.

국세청은 이들 명품 회사의 이름을 명시하지 않았지만 실제 세금 추징이 확인된 루이비통코리아와 샤넬코리아는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오히려 보복소비 확산 심리를 이용해 가격을 수차례 인상한 바 있다. 루이비통코리아와 샤넬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각각 7차례, 4차례에 걸쳐 상품 가격을 올렸다. 이에 이미 동일 제품 가격이 프랑스나 미국보다 고가로 책정되고 있는데도 한 해에도 수차례씩 가격을 올리는 행태는 국내 고객을 호구로 보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자료=각 사 감사보고서]
 

루이비통코리아와 샤넬코리아는 이 같은 가격 인상 정책에 힘입어 지난해 영업이익이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 증가율은 매출액 증가율을 크게 상회했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루이비통코리아의 영업이익은 2019년 549억원에서 지난해 1519억원으로 1년 사이 176.7% 폭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846억원에서 1조468억원으로 33.4% 증가했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감소세로 돌아섰음에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샤넬코리아의 매출액은 2019년 1조639억원에서 지난해 9296억원으로 12.6% 줄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09억원에서 1491억원으로 34.4% 급증했다. 국내 판매 단가를 지속적으로 올리며 매출이 줄었음에도 큰 이익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루이비통코리아와 샤넬코리아는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의 상당 부분을 해외 본사에 배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이비통코리아와 샤넬코리아의 최근 2년간 본사 배당금은 각각 500억원, 330억원에 달한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국내 사회환원액은 전무하거나 미미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루이비통코리아의 최근 2년간 재무제표에 계상된 기부금이 전혀 없었다. 샤넬코리아는 매년 약 6억원씩 기부액을 책정했지만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1%가 채 되지 않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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