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초점] '생각의 여름' '박강아름 결혼하다' '최선의 삶'…믿고 보는 독립영화3

2021-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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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극장 찾는 '믿고 보는' 독립영화들[사진=각 영화 포스터 제공]

한국 영화 '모가디슈' '싱크홀'이 여름 극장가 쌍끌이 흥행에 나섰다. 극장이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 가운데 신선한 소재와 탄탄한 작품성을 가진 독립 영화들도 얼굴을 비추고 있어 영화 애호가들의 기대감이 높아진다.

먼저 지난 12일 개봉한 영화 '생각의 여름'(감독 김종재)은 공모전에 제출할 마지막 시를 못 끝내고 뒹굴뒹굴하는 시인 지망생 '현실'이, 주변 사람들을 만나며 영감을 얻어가는 한여름의 색깔이 다양한 기행을 담은 작품이다.

20·30세대의 현실을 새로운 감각으로 포착한 신예 김종재 감독의 장편 데뷔작. 지난해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부문에서 호평받은 바 있다.

영화는 보편적인 청춘들의 고민과 불안한 감정을 새로운 시선으로 포착해냈다. 서른 살을 앞둔 시인 지망생 '현실'은 먼저 시인으로 등단한 친구의 성공을 지켜봐야 하고 사랑하는 연인과도 헤어졌고, 인간관계도 여전히 어려운 청춘이다. 시인 지망생이라는 독특한 캐릭터 설정이지만 '현실'이 겪는 상황들은 2030 세대의 상황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 공감을 끌어내고 있다. 동시에 청춘들의 고민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풀어내고 귀엽고 사랑스러운 화법으로 표현하며 관객들의 경계심을 풀어나간다. 영화가 현 2030 세대의 고민을 담아내면서도 청량함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또 현실이 공모전 제출을 위해 쓴 시 5편이 각각 캐릭터의 주제로 스며들어 이야기의 서정성과 유려함을 더해 눈길을 끈다. 해당 시들은 영화를 위해 창작한 시가 아니라 이미 대중에게 알려진 황인찬 시인의 시를 그대로 가져왔다는 제작진의 설명. 영화 속 등장하는 황인찬 시인의 시는 총 5편이며 특히 '무화과 숲'은 김종재 감독이 영화 '생각의 여름'을 구상하고 시나리오를 쓰는데, 실제 영감을 받은 시이기도 하다.

배우들의 연기 호흡도 인상 깊다. 주·조연을 맡은 다섯 명의 배우들은 각자 다른 캐릭터의 매력을 한껏 끌어올리며 최고의 상승효과를 선보인다. 엉뚱 발랄 사랑스러운 주인공 '현실'과 그의 전 남자 친구 '민구'는 각각 배우 김예은, 곽민규가 맡았고 '현실'과 멀어진 옛 절친 '주영' 역은 한해인 배우가 맡아 '현실'과 묘한 신경전을 벌인다. '현실'의 절친이자 낮술을 함께하는 '남희' 역은 배우 오규철이 맡았다. 카페 아르바이트생 유정 역의 배우 신기환이 연기한다.

다큐멘터리 '박강아름 결혼하다'(감독 박강아름)도 오는 19일 개봉한다.

'박강아름 결혼하다'는 남편을 데리고 프랑스로 떠난 82년생 박강아름이 고백과 성찰을 통해 결혼 제도에 질문을 던지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제20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옥랑문화상 수상과 더불어 제45회 서울독립영화제, 제11회 코펜하겐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 제8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제63회 독라이프치히영화제 등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사적 다큐멘터리를 공부하기 위해 오랫동안 프랑스 유학을 꿈꾸던 아름은 프랑스 이주 유학을 결심하고 당시 애인이었던 성만과 함께 프랑스로 떠난다. 프랑스에서 신혼 생활을 맞이했지만, 이들의 기혼 일상은 그리 낭만적이지만은 않다.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아름이 행정과 경제를, 프랑스어를 전혀 모르는 성만이 가사를 맡기로 한다. 아름은 학교 공부, 영화 작업, 아르바이트에, 성만은 독박 가사, 혼자만 하는 육아에 허덕이며 갈등을 빚기도 한다. 외부와 소통이 단절된 채 집에서 가사 노동을 하던 성만은 결국 주부우울증에 걸리고 아름은 이를 구출하기 위해 거실 한쪽에 '외길 식당'을 열 것을 제안한다. 한국에서 요리사로 일했던 성만은 수준급 요리 실력을 발휘하고 성만의 테이블은 유학생들과 커플들로 가득 찬다.

박강아름 감독은 "처음에 이 영화를 기획했을 때 제목은 '외길식당'이었다”고 밝히며 처음 영화의 주인공은 성만이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아름과 성만이 맡은 역할과 행동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영화의 기획 의도가 바뀌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기혼 생활에 관한 새로운 시선과 자극을 담은 이 작품은 19일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9월 1일 개봉하는 영화 '최선의 삶'(감독 이우정)은 열여덟 살 강이, 아람, 소영 세 친구가 이상했고 무서웠으며 좋아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 수상작인 임솔아 작가의 동명 장편소설 '최선의 삶'을 원작으로 이우정 감독이 각색, 감독을 맡았다. 2000년 초반을 배경으로 누군가 지나고 있는 혹은 누구나 지나온 열여덟의 순간을 생생하고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일찌감치 각종 영화제에 초청, 상영되어 평단과 관객들에게 호평을 얻고 있는 작품.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KTH상, CGK&삼양XEEN상 2관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제46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새로운선택상을 수상하고 제9회 무주산골영화제, 제2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 연이어 초청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뿐만 아니라 오는 8월 열리는 제20회 뉴욕 아시안 영화제(2021 New York Asian Film Festival)에서 방민아 배우가 국제 라이징 스타상(Rising Star Asia Award)을 수상하는 영예를 더했다.

기꺼이 최선을 다하는 '강이' 역에 방민아, 기꺼이 최선을 찾는 열여덟 '아람' 역에 심달기, 기꺼이 최선을 만드는 열여덟 '소영' 역에 한성민 배우가 열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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