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지난 30년, 일본보다 진화…주요 경제지표 ‘추월’

일본을 뒤쫓던 한국 경제가 지난 30년 동안 의미 있는 성장을 거둔 끝에 주요 지표에서 역전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초기술 분야에서 격차를 좁히지 못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990년 이후 한국과 일본 사이의 경제·경쟁력 격차 변화를 비교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스위스에 있는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국가경쟁력을 종합적으로 측정해 평가하는 순위에서 한국은 1995년 26위에서 지난해 23위로 세 계단 올랐다. 반면 일본은 같은 기간 4위에서 34위로 추락했다.

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신용평가기관에서 공개하는 국가신용등급에 따르면 한국은 현재 일본보다 2단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기사

• 김홍균 외교1차관, 美·日 방문…北문제 등 협력 논의
• '매파 연준+비둘기파 BOJ'에 엔 환율 156엔 돌파…5개월래 최고

S&P는 1990년 한국에 일본(AAA)보다 4단계 낮은 A+ 등급을 부여했지만, 올해는 한국의 국가신용도를 AA 등급으로 책정해 일본(A+)보다 2단계 높게 평가했다.

한국은 물가·환율 수준을 반영해 국민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1인당 경상 GDP도 구매력평가(PPP) 기준으로 일본을 추월했다. 한국은 이 기준으로 2018년 4만3001달러를 기록해 4만2725달러에 그친 일본을 제쳤다.

한국은 특히 제조업 경쟁력에서 약진하며 일본을 눌렀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의 세계 제조업 경쟁력지수(CIP)에서 1990년 17위에 그쳤던 한국은 2018년 3위로 크게 성장했다. 반면 일본은 2위에서 5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은 거시경제 지표로는 일본을 추월하지 못했지만 격차를 크게 줄였다.

1990년 명목 GDP 순위에서 세계 17위를 기록했던 한국은 지난해 이 순위에서 10위를 차지하며 ‘10대 경제대국’ 반열에 올랐다.

반면 1990년 세계에서 둘째로 높은 명목 GDP 수준을 보유했던 일본은 지난해 3위를 기록했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

다만 과학기술 등 기초기술에서는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나 앞으로 이 부분에서도 일본을 뛰어넘는 게 과제가 될 전망이다.

1000대 글로벌 연구·개발(R&D) 투자 기업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일본 기업의 수는 한국보다 5배 이상 많다.

한국은 소재·부품 분야의 대(對)일본 적자 규모는 1994년 84억 달러에서 지난해 154억 달러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교역 규모가 확대된 것을 고려하더라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기초과학·원천기술 경쟁력을 가늠할 수 있는 노벨과학상 수상 측면에서도 지난해까지 24명을 배출한 일본과 아직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없는 한국이 대비된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 경제가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격차가 여전히 큰 과학기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정부의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R&D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