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업계 큰손인 미국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가 중국에서 첫 순수 외국자본 증권사 운영 허가를 받았다.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지만 중국은 자국 금융시장 개방에 더욱 속도를 올리는 모습이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6일 JP모건의 첫 합작 증권사 'JP모건증권'의 100% 출자 증권사 신청을 허가했다고 중국 차이롄서 등 현지 언론이 7일 보도했다. 글로벌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중국에서 지분 100%를 가진 증권사 운영을 허가받은 것이다.
JP모건은 앞서 2019년 3월 증감회로부터 첫 합작 증권사인 JP모건증권의 설립 인가를 받아, 같은 해 등록자본금 8억 위안(약 1415억원)으로 JP모건증권이 정식 출범했다. JP모건증권은 주로 중국에서 증권 중개, 투자컨설팅, 인수·보증 등 영업을 해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성명을 통해 "(중국은) 우리 국내외 고객들의 중요한 시장"이라면서 "JP모건은 중국 기업이 세계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돕고, 글로벌 투자자들이 점점 성숙해지는 중국 자본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조치는 중국 금융시장에 대한 외국 자본의 관심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미국과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국내 자본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중국 당국의 의지도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분석했다.
또 JP모건에 대한 중국 당국의 승인은 미국 기업이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엔 위험이 도사린다는 미국 정부의 경고에 대한 암묵적인 반박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달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홍콩 내 자국 기업에 사업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다.
최근 들어 월가 공룡들은 중국 시장에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4월부터 자국 자산운용 시장을 외국인에게 완전히 개방해 100% 외국인 지분을 가진 증권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하면서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18년 외국계 합작 증권사를 대상으로 외국자본 지분 상한을 51%로 제한했었다.
중국 당국은 앞서 지난 6일에도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에 뮤추얼펀드사 설립을 허가했고, 지난달 29일 씨티은행의 중국 자산운용사 개설도 승인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도 지난 6월 뮤추얼펀드 사업을 승인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