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라운지] 대웅제약 전승호, '나보타' 앞세워 실적 잡고 글로벌 영토확장 '고삐'

2021-08-08 06:30
  • 글자크기 설정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왼쪽)와 대웅제약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대웅제약]




임기 4년 차를 맞은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의 '뚝심 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다.
2018년 취임 후 3년 연속 매출액 1조원(연결기준)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2분기 매출액 2897억원이라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뤄내면서 향후 대웅제약의 연매출은 1조원을 넘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8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올해 2분기 매출액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 상승한 289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87억원과 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전 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톡신 제제 '나보타' 관련 미국 소송들이 합의로 종결되면서 나보타의 수익성이 개선됐다. 나보타 매출액은 전년 동기 56억원에서 올해 232억원으로 네 배 이상 급증했다.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이와 관련해 "미국 ITC 소송의 최종결정이 전면 무효화에 진입하면서 미국 시장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됐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도 나보타 임상 관련 호재가 들린다. 나보타의 중국 임상 3상에서 미국 엘러간의 '보톡스'와 비교해 동등 이상의 효과를 확인했다고 지난달 27일 톱라인(topline·임상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들의 데이터)을 발표했다. '현지화'를 강조한 전 대표의 글로벌 전략이 중국 시장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임상에서 대웅제약은 주평가변수인 투여 후 4주째 미간 주름 개선 정도에서 나보타 투여군은 92.2%, 대조군은 86.8%를 보여 나보타의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대웅제약은 성공적인 이번 임상 발표로 중국 보톡스 시장에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많은 인구수와 지속적인 경제 성장, 미용에 대한 높은 관심 등으로 향후 1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톡신 시장으로 꼽힌다.

전 대표는 나보타가 미용 목적이 아닌 치료용 보툴리눔 톡신으로 판매되는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보타는 아직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치료제로 승인받지는 못한 상태다.

전 대표는 미국과 중국 시장을 넘어, 나보타의 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나보타는 현재까지 전 세계 55개국에서 품목허가를 완료했으며, 80개국과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초 유럽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웅제약에 대해 "미국 톡신 시장 진출의 걸림돌이었던 소송 불확실성 제거로 나보타의 미국 사업가치 상승이 지속할 전망"이라며 "중국도 연내 품목허가신청 제출 후 내년 출시 계획 중으로, 추가 모멘텀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대웅제약 나보타[사진=대웅제약]



 
'혁신 신약' 펙수프라잔·이나보글리플로진 결실 기대

전 대표는 올해 '제2 나보타'를 기대하며 신약 개발에 한층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을 목표로 개발 중인 위식도역류질환치료제 '펙수프라잔(Fexuprazan)'과 당뇨병 치료제 '이나보글리플로진(Enavogliflozin)'이 결실을 맺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펙수프라잔은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으로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국내 임상 3상에서 기존 약물 대비 빠른 효과와 우수한 증상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만약 허가가 난다면 국산 신약 34호가 된다.

대웅제약은 지난 6월 펙수프라잔을 미국 뉴로가스트릭스에 기술 수출했다. 기술료 4억3000만 달러(한화 약 4800억원)에 추가로 뉴로가스트릭스의 IPO 이후 지분 13.5%를 받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중남미 6개 국가와 기술수출 계약을 연이어 맺어, 펙수프라잔의 전 세계 기술수출 계약 금액은 1조370억원에 이른다. 이밖에도 대웅제약은 펙수프라잔의 미국·유럽·중국·일본 등 주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나보글리플로진은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SGLT-2 억제 당뇨병 신약으로, 한국인 약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 시험에서 기존 SGLT-2 약물 대비 30% 이상의 혈당강하 효과(당화혈색소 변화량)를 확인한 바 있다. 현재 국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2023년 국내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이나보글리프로진이 임상 1~2상을 통해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효능과 안전성을 입증한 만큼,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동일한 SGLT-2 억제 기전을 가진 약물이 당뇨병 치료제뿐 아니라 심부전 및 만성신부전약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비만·신장 등 다양한 적응증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외에도 대웅제약은 다양한 신약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폐섬유증 치료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항암제 등 현재 27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 중이다.


 

[사진=대웅제약]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도 개발중

전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도 이어가고 있다.

국산 1호 코로나19 치료제 '렉키로나주' 조건부 허가 이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치료제 개발 진행이 정체된 분위기이지만 전 대표는 효과가 더 좋은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6월 4일 먹는 약(경구용)으로 개발 중인 '코비블록(성분명 카모스타트·기존 호이스타정)'에 대한 임상 2b상에서 300여명 대상 투약을 완료했다. 현재 임상시험 자료를 분석 중이며 이후 긍정적인 결과가 확보되면 3분기 내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호이스타정은 사람 몸 안에 들어온 바이러스의 세포 내 진입을 막아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고 염증을 개선하는 기전을 지닌 약물로 국내에서는 이미 10년 이상 환자들에게 처방돼 안전성이 입증됐고 경구투여 제제로 복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사진=대웅제약]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누구?

1975년생으로 40대인 전 대표는 2000년 12월 대웅제약에 입사해 글로벌전략팀장, 글로벌마케팅TF팀장, 글로벌사업본부장 등을 거친 글로벌 전문가다.

그는 서울대학교에서 제약학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핀란드 헬싱키에 위치한 알토 대학교 경영대학원(AALTO UNIVERSITY OF BUSINESS)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