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유일 등의 수식으로 유명한 소수민족 출신의 여성 관료가 네이멍구자치구 수장으로 발탁됐다.
자치구 내에 만연한 부패·비리를 일소하는 게 최대 과제로 보인다.
중국의 소수민족 자치구는 주석이 성장에 해당한다.
몽골족인 왕리샤 주석은 1964년생으로 성장급 여성 지도자 중 유일한 류링허우(六零後·1960년대 출생) 세대다.
왕 주석은 랴오닝성 출신이지만 대부분의 경력을 산시성에서 쌓았다.
특히 전형적인 엘리트 관료로 꼽힌다. 17세에 랴오닝대 계획통계학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에는 15년간 산시성 시안통계학원에서 강사와 부교수 등으로 근무했다.
샤먼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로는 산시성 통계국 부국장과 국장, 퉁촨(銅川)시 시장 등을 거쳐 49세 때인 2013년 산시성 부성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전체 차관급 지도자 중 최연소였고, 산시성 최초의 여성 부성장이었다.
2016년부터는 네이멍구자치구로 자리를 옮겨 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 부장과 후허하오터시 서기를 역임했다. 이때도 성 정부 소재지인 성도 당서기 중 유일한 여성이었다.
왕 주석은 해결사 혹은 소방수 이미지가 강하다. 후허하오터 서기로 부임한 것도 전임자인 윈광중(雲光中) 서기가 부패 혐의로 낙마한 데 따른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였다.
윈 전 서기는 뇌물죄가 확정돼 징역 14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현지 매체는 "후허하오터 서기는 오랜 기간 토착 간부들이 맡아 온 자리"라며 "(이번 부패 스캔들로) 해묵은 인사 관행이 깨졌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자치구 주석에 오른 것도 전임 부샤오린(布小林) 주석이 먼저 사의를 표했기 때문이다.
부샤오린은 전 자치구 주석이자 국가부주석까지 지낸 혁명 원로 우란푸(烏蘭夫)의 손녀로 태자당 인사다.
네이멍구자치구는 우란푸와 아들 부허(布赫), 손녀 부샤오린까지 3대가 주석을 역임했다.
정계와 재계, 금융권까지 각종 유착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주력 산업인 석탄 업계의 비리와 부패는 중국 내에서도 유명하다.
부 전 주석이 주석직에 오른 2016년 이후 네이멍구자치구에서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끊이지 않았다.
3년 전에는 2016년도 국내총생산(GDP) 등 주요 경제 통계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십자포화를 맞았다. 그 여파로 고속도로 건설 등 각종 인프라 사업이 중단·축소됐다.
지난해의 경우 자치구 최대 은행인 바오상은행이 불법 대출 등 부실 리스크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했다. 중국 은행으로는 역대 세 번째 파산 사례다.
왕 주석은 후허하오터시 서기 시절 "각급 간부와 당원들은 청렴하고 공정해야 하며 권력에 대해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며 "법에 따라 권한을 사용하고 스스로에게 더욱 엄격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왕 주석의 발탁은 네이멍구자치구 내 부패를 일소하고 기강을 바로잡으라는 중국 수뇌부의 요구가 반영된 인사"라며 "외지 출신인 왕 주석이 토착 세력과 맞서 임무를 완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