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651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3일 6667억원어치를 순매수한 데 이어, 4일 912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3월 11일(1조7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5일에도 소폭(720억원) 순매수를 이어갔다.
개인이 최근 4일간 순매도 행렬을 이어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개인은 지난 2일부터 이날까지 3조1923억여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이날만 2598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은 3일부터 5일까지 삼성전자(1조759억여원)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뒤이어 삼성SDI(1900억여원), 삼성전자우(1234억여원), 삼성전기(797억여원), 카카오(724억여원) 등 순이었다. IT업종, 특히 반도체 중심으로 매수를 이어간 모습이다.
다만 수급 개선세를 추세적인 것으로 진단하기에는 7월 고용리포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급증세, 8월 개학 등 여러 변수가 깔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5일 외국인의 순매수세가 전일과 전전일 대비 둔화된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외국인의 순매도가 과도한 측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며, 추후 한국 증시 비중 확대 작업을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면서도 "전 거래일 미국 증시의 부진한 흐름을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매수 강도가 둔화될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민간 고용 부진 여파로 혼조세를 띠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323.73포인트(0.92%) 내린 3만4792.67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20.49포인트(0.46%) 밀린 4402.66으로 장을 마쳤다. 다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9.24포인트(0.13%) 오른 1만4780.53을 나타냈다.
하지만 단기 수급 상황을 벗어나 3분기 말 이후로 시선을 확장하면, 외국인 수급 개선세는 보다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게 대체적인 진단이다. 인플레이션이나 테이퍼링 관련 우려가 어느 정도 완화돼야 한국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매력과 실적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더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8월 말 잭슨홀 콘퍼런스나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지나면서 테이퍼링 논의가 공론화되고 이에 따라 불확실성이 완화되면 그때부터 외국인의 매수세 전환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