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대표적인 ‘갈라파고스 규제(국제적 흐름에 벗어난 규제)’로 손꼽히는 ‘게임 셧다운제(이하 셧다운제)’가 시행 10년 만에 개선된다.
여성가족부는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김경선 차관 주재로 규제개혁위원회를 열어 한국게임산업협회와 청소년보호단체, 전문가 등을 초청해 게임 셧다운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셧다운제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16세 미만 청소년의 PC온라인게임 접속을 차단하는 규제다. 청소년의 게임중독을 막고, 수면권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2011년에 도입됐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인크래프트의 계정 시스템을 통합, 보완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커졌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셧다운제가 적용되는 시간에 특정 연령대를 차단하는 한국용 서버를 별도 구축하지 않고, 만 19세 이상의 성인 계정만 받겠다고 방침을 바꿨기 때문이다. 마인크래프트는 모장 스튜디오가 2009년에 발매한 샌드박스형 게임으로, 가상세계에서 정육면체 블록을 활용해 건물을 짓는 등 정해진 목표 없이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어 ‘디지털 레고’로 불린다. 전 세계 이용자 수가 1억2600만명에 달한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마인크래프트 내에서 청와대를 구현한 메타버스 선진국이 해외에 나라 망신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에 여야 의원을 막론하고 셧다운제 폐지 혹은 규제 완화를 담은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 5일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셧다운제 폐지를 골자로 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5일 이와 같은 내용의 법안을 내놓았다. 나흘 후인 29일엔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부모가 허용하면 자정 이후에도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제 완화 법안을 발의했다.
해외보다 과도한 규제를 적극적으로 개선하는 김부겸 국무총리 주도의 ‘규제 챌린지’에도 셧다운제가 개선 과제로 포함됐다.
셧다운제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지난 10년간 제기됐다. 먼저 현재의 게임 시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셧다운제는 PC온라인게임, 콘솔 플랫폼의 온라인 서비스에 적용된다. 오프라인 기반의 싱글플레이 게임은 규제하지 못하고, 모바일게임도 적용 대상이 아니다. 해외 게임사를 규제하지 못한다는 한계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