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7개월 된 딸을 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여성이 재판 도중 성인이 되면서 미성년자 때 선고된 형보다 더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됐다.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A(20)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들은 육아를 서로 떠밀며 각자 친구를 만나 술을 마셨고 과음해 늦잠을 잤다며 딸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 2019년에 열린 1심에서는 A씨가 재판 당시 18세 미성년자인 점을 들어 장기 징역 15년∼단기 징역 7년의 '부정기형'을 선고했다. 부정기형은 미성년자에게 선고할 수 있는 형벌로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당국의 평가를 받아 장기형이 끝나기 전 출소할 수 있다.
1심 선고 이후 검찰은 항소를 하지 않았고 A씨만이 판결에 불복했는데, 이듬해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는 A씨가 만 19세 성인이 되며 재판부가 부정기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항소하지 않은 재판에서 피고인의 형량을 가중할 수 없는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에 근거해 부정기형 중 가장 낮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에 당시 '감형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항소심이 선고할 수 있는 정기형의 상한은 부정기형의 단기와 장기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중간형"이라고 밝히며 원심이 '불이익 변경금지 원칙'의 법리를 오해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 했다.
불이익 변경 금지 원칙은 피고인의 상소권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 피고인에게 최대한 유리한 결과를 부여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 판시에 따라 파기환송심은 A씨의 남편이 징역 10년을 확정받은 점 등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A씨 측은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