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최다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아직 정점에 오지 않았다는 평가다. 8월에는 하루 2500명가량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시행 중인 거리두기 효과도 무색해 보인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지 3주째로 접어들었지만,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일괄 3단계 적용 중인 비수도권에서도 확진자 증가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1주일 넘게 하루 500∼600명대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어 전국적 확산이 뚜렷해 보인다.
세부적으로 보면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1212명이 발생해 국내 발생 확진자 중 66.4%를 차지했다. 비수도권 확진자는 611명으로 33.5%를 기록했다.
문제는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의 상황이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확진자 중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6월 27일부터 7월 3일까지 18.9%에 불과했지만 이후 주별로 19.5%→26.6%→34.0%를 기록하며 계속 높아졌다. 최근 1주간만 보면 확진자 3명 중 1명이 비수도권에서 나온 셈이다.
지난 1주간 지역 내 집단발생 사례 비중은 비수도권이 33.3%로, 수도권(11.4%)의 3배 수준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신규 확진자 최다 기록 경신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하면서 수도권에서 비수도권으로 이동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판단됨에 따라 거리두기 시행에도 확산세가 쉽사리 꺾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교수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당초 7월 말, 8월 초에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다음 주께 2000명~2500명가량의 확진자가 나오는 정점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정부의 거리두기 적용 효과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냥 뒀더라면 더 심각한 상황이 빨리 왔겠지만 그나마 억제된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는 새로운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정부가 현 상황에 대한 긴장감이 덜한 것 같은데, 이러다가는 8월 중순까지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비수도권 거리두기와 관련해서는 “전라남도 등 사람간 접촉이 많지 않은 지역은 일괄 3단계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면서 “다만, 대전 등 상황이 심각한 곳은 수도권과 같은 4단계를 적용해 집중적인 방역에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다음 주에도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유행 특성을 고려한 방역 강화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8일 코로나19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은 수도권 거리두기 4단계 시행이 2주를 지나고 있는 시점으로, 효과를 지켜보면서 좀 더 강한 방역 조치가 필요할지 여부도 함께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손 반장은 “사적 모임 통제력이 약화돼서 모임 중심의 감염이 확산하는 것인지, 아니면 시설 중심의 감염 경로를 적절히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를 평가한 후 약한 부분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치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가 공급이 연기된 모더나 사의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 “연기된 물량 상당 부분은 다음 주 우선 공급하고 이후 8월 공급에 차질 없도록 공급하겠다고 협의했다”고 밝혔다.
손영래 반장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모더나사와 7월 공급물량 연기 통보에 따라 지난 27일 저녁 우리나라 보건복지부 장관과 모더나사의 부회장, 생산 총괄 책임자 등과 백신 공급 관련 협의를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반장은 “현재 진행 중인 50대 국민들의 접종은 발표된 일정에 따라 변동 없이 진행된다”며 “18~49세 국민들의 1차 접종도 계획대로 8월 하순부터 9월까지 진행될 예정으로, 세부적인 접종계획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안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