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가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중계하며 부적절한 자막과 이미지들을 자료화면으로 사용한 뒤 비판이 쇄도하자 공식 사과했다.
MBC는 23일 24번째로 입장하던 우크라이나 선수단을 소개하는 자료화면에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진을 올렸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1986년 4월 키예프 북쪽, 벨라루스 접경 지역에 위치한 제4호기 원자로가 폭발해 공식 사망자 3500명, 피해자 40만명이 발생한 사건이다.
시리아 선수단 소개 때는 '풍부한 지하자원, 10년째 진행 중인 내전'이라는 자막을, 마셜제도에는 '1200여개의 섬들로 구성, 한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고 설명했다. 엘살바도르 선수단을 소개하는 자료화면에는 비트코인 사진을 넣기도 했다. 엘살바도르는 지난달 세계 최초로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을 자국 법정통화로 채택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수도인 산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 법정통화 채택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나는 등 혼란한 상황이다.
논란이 거세지자 MBC는 중계방송 끝부분에 사과문 자막을 띄웠다. MBC는 "오늘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 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고, 이 밖에 일부 국가 소개에서도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이 사용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해당 국가의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불편을 느끼신 시청자분들께 사과의 말씀 드리겠다"고 전했다.
해당 장면들을 접한 누리꾼들은 "선을 넘은 행위", "역대급 대형 방송사고"라며 비판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엘살바도르 소개에 체르노빌, 비트코인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은 한국을 소개하면서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당시의 사진을 사용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외교적 결례"라고 일침하기도 했다.
아래는 MBC 사과 입장 전문.
오늘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우크라이나, 아이티 등 국가 소개 시 부적절한 사진이 사용됐습니다. 이 밖에 일부 국가 소개에서도 부적절한 사진과 자막이 사용됐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비롯한 해당 국가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