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이 일본 도쿄에서 본격 개막하는 가운데, 5G가 초고화질 영상을 전송하고, 로봇이 경기 진행을 돕는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인텔은 올림픽에서 활용할 최신형 드론을 소개했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에 적용되는 기술들이 완전히 새롭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KT와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기반의 실감형 미디어 서비스들을 선보였는데, 당시에 구현된 기술과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다.
22일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에 따르면 요트 경기가 열리는 일본 가나가와현 에노시마 요트 항구에 50m 길이의 초대형 스크린이 설치됐다. 5G 네트워크를 통해 12K 영상을 수신한다. 해안 근처에 있는 사람들은 쌍안경 없이 몰입감 있게 경기를 볼 수 있다고 조직위는 강조했다. 골프 경기가 진행되는 가스미가세키 컨트리클럽엔 5G 통신이 가능한 태블릿이 제공된다. 특정 선수의 실시간 경기 영상을 볼 수 있고, 주요 경기 장면도 자유롭게 돌려볼 수 있다. 인텔과 NTT도코모, NHK가 기술 협력을 통해 이를 구현했다.
앞서 조직위는 올림픽에서 활약하게 될 로봇도 공개했다. 도요타가 개발한 마스코트 로봇과 인간형 로봇인 T-HR3, 스크린과 카메라가 장착된 T-TR1, 자율주행 기술 기반의 현장 지원 로봇 등 총 네 가지다. 마스코트 로봇 ‘미라이토와’와 ‘소메이티’는 사람이 다가가면 손을 흔들고 악수를 청하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다. T-HR3는 경기 현장에 가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사운드와 이미지로 경기 상황을 보여준다. 현장 지원 로봇은 경기장에서 선수들의 물품을 회수하거나 진행 요원들의 길 안내를 담당한다. 조직위는 이 로봇이 경기 시간 단축과 경기장 운영 인력 축소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올림픽 경기의 96%가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만큼, 현장에서 신기술을 체험하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직위는 수영 경기가 열리는 도쿄 아쿠아틱스센터에 온 관람객에 AR(증강현실) 안경을 지급할 예정이었다. 이 기기는 경기에 나서는 선수의 이름과 국가, 레인 번호 등의 정보를 AR 콘텐츠로 제공한다.
이번 올림픽엔 눈에 띄는 새로운 기술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5G 기술을 통해 초고화질 영상을 제공하고, 다양한 각도에서 영상을 시청하는 실감미디어 기술은 이미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구현됐다. KT는 5G를 시범 서비스하고 타임슬라이스, 싱크뷰, 옴니포인트뷰 등의 기술을 처음 선보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올림픽에서 데뷔한 5G…엄청나게 빠른 속도 구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5G의 가능성과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조명했다. 당시 NHK의 료이치 우에다 회장과 요시자와 카즈히로 NTT도코모 사장 등은 평창을 찾아 한국이 5G를 올림픽에 적용한 사례를 배워갔다. 평창에서 인텔이 선보인 드론쇼도 이번 올림픽에선 볼 수 없을 전망이다.
한편 일본 정부는 올림픽 개최를 기념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초소형 인공위성 ‘지새틀라이트(G-SATELLITE)’를 쏘아올리기도 했다. 이 인공위성엔 일본을 대표하는 로봇 캐릭터 ‘건담’과 ‘자쿠’의 모형이 실렸다. 위성 내엔 두 캐릭터의 이미지를 기록하고 송신하는 소형 카메라가 다수 탑재됐다. 카메라는 건담과 자쿠의 발 밑에 있는 전광판에 담긴 올림픽 응원 메시지를 촬영해 지구로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