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곤충 학계에 따르면 해마다 매미 출현 시기가 점점 늦어지면서 활동기간이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우리가 듣는 울음소리 주인공은 참매미와 말매미다. 2015년 장 교수 연구팀이 수도권 등지에 서식하는 매미를 조사한 결과 참매미가 66%, 말매미가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매미는 도시와 농촌을 가리지 않고 서식하지만, 말매미는 주로 도시에서 발견되는 종이다. 이는 말매미가 주로 붙어 있는 플라타너스가 도시에 가로수로 분포하기 때문이다.
참매미는 부화기간 1년을 거쳐 유충으로 2~3년을 땅속에서 보내고 성충이 된다. 말매미는 이보다 더 긴 6년 동안 땅속에서 유충 시기를 보내고 땅 위로 올라와 허물을 벗는다. 이들은 장마철이 끝난 6월 말부터 출현해 7~8월까지 활발히 짝짓기 활동을 한 뒤 죽는다.
하지만 최근 매미 출현시기가 늦어지면서 개체 수가 줄어들었다는 주장이 나온다. 장이권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교수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6월 초순이면 말매미들이 출현했는데 올해 같은 경우는 한 달 늦은 7월 초에 매미들이 출현했다. 각 한 마리의 입장에서 보면 활동시간은 같지만, 출현시기가 짧다”고 말했다.
또한 “출현시기와 밀도에 관한 연구가 아직 없지만, 출현시기가 늦고 협창의 정도가 약하다는 것은 분명해 체감적으로 확실히 매미 개체 수가 많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 비가 많이 와서인지, 기온이 너무 올라 약충들이 버티기 어려운 환경 때문인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필요하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과 올해 매미 수가 적게 느껴지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역대 최장 장마기간을 기록하면서 매미가 활동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기도 했다.
깊은 산속에서 발견되는 세모배매미의 경우 소리 주파수가 13kHz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이 정도 주파수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청음 대역인 4~6kHz를 벗어난 수준으로 잘 듣지 못한다.
우리가 흔히 듣는 소리는 참매미와 말매미 울음소리다. 참매미 울음소리는 4kHz, 말매미 울음소리는 6kHz 주파수 대역으로 인간의 가청음 대역과 일치한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특히 도심에서는 오전 4시부터 오전 9시까지 참매미 소리가 가장 활발하게 들린다.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에는 말매미 여러 마리가 경쟁적으로 함께 소리를 내 사람들에게 소음으로 인식되곤 한다”고 설명했다.
매미 울음소리로 인한 소음 공해 민원이 발생하자 체계적인 관리 방안도 마련됐다. 올해부터 매미 소음 평가를 하는 서울시는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로 매미 개체 수가 증가했다. 매미 울음소리는 평균 72.7dB로 자동차 소음 67.8dB보다 높아 시민의 생활 소음 관심도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에 박선재 동물자원과 연구관은 “매미가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기간에 애벌레에서 성충이 되기 위해 땅속으로 나올 때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게 확실한 방법이다. 화학적 방재는 농약을 사용할 시 매미뿐만 아니라 다른 익충이나 타 생물에게 영향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히 고려를 해봐야 하는 방법이다”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