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대선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 발언에 대해 "무슨 소리인가 하고 너무 당황했다"고 밝혔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TV토론에서 정 전 총리가 이 지사에게 '여배우 스캔들'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자 나온 발언에 당혹감을 드러낸 것이다.
정 전 총리는 18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일 열린 TV토론 당시를 언급하며 이같이 전했다.
이에 이 지사는 "가족 간 갈등이 녹음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자 정 전 총리는 "다른 부분 말씀이다. 소위 말하는 스캔들에 대해서 '그만합시다'라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는 "어떻게 하라는 겁니까. 제가 혹시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되물었다. 해당 발언은 2008년 가수 나훈아씨가 여배우와의 풍문으로 곤욕을 겪자 기자회견 중 테이블에 올라가 "내가 직접 보여줘야겠느냐"라고 말한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발언이다.
정 전 총리는 이 지사의 답변에 당황해하며 "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 말씀을 해달라는 것"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에 이 지사는 "어떻게 합니까. 더 드릴 말씀은 없다"고 했다.
이후 이 지사는 해당 발언의 경위를 설명하며 "충분히 아실 만한 분이 그러니 제가 짜증이 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에 정 전 총리는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다. 내가 알긴 뭘 아냐"며 "(이 지사가 과거 검증 때) 바지를 내렸던 것도 몰랐다. 검증을 받았는지 나도 모르는데 국민이 어떻게 아느냐"고 했다.
또 정 전 총리는 "('여배우 스캔들' 관련 해명을 요구한 것은) 이 지사가 앞선 국민면접에서 관련 질문에 답하지 않아 성실히 검증에 임하라고 태도를 지적한 것으로 네거티브와는 다르다"고 했다. 이어 "스캔들 자체를 물은 것도 아니고 내가 관심 있는 사안도 아니다"라며 "국민면접에서 질문이 나온 것은 국민들이 여전히 궁금하게 생각하고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 아니냐"고 했다.
한편 이 지사는 이날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바지 논란'에 대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더하라면 더 하겠다. 구체적인 방법을 주면 증명하겠다"고 반격했다. 그는 "추격자 입장에서는 (상대 후보를) 끌어내려야 하기 때문에 공격하고 싶다"며 "그러나 (대선 경선은) 그것보다는 국민과 나라 살림을 대신할 공직자를 뽑는 것이다. 국민과 약속을 잘 지키는지를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