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래아에 캡틴 마북까지... '더 친근하게' 소비자 공략 나선 산업계

2021-07-19 06:00
  • 글자크기 설정

현대모비스 인스타그램에 자체 캐릭터 첫 공개

삼성 걸 유명세... LG도 레아도 인기 경쟁

가상 캐릭터를 활용해 미래 시장을 잡으려는 산업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등 기존 캐릭터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자체적인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하는 분위기다. 

◆현대모비스 이례적 자체 캐릭터 제작
1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그룹의 대표 부품 계열사 현대모비스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자체 캐릭터 ‘캡틴 마북’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보수적으로 꼽히는 현대차그룹 중에서도 기업과 기업 간 거래(B2B) 중심의 계열사가 자체 캐릭터를 만드는 것은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현대모비스는 캡틴 마북을 통해 현대차그룹이 추구하는 조직의 방향, 미래 사업과 목적 등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창의성에 바탕한 조직의 효율화, 인간중심을 추구하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경영철학, 현대모비스의 미래사업 핵심인 라이다(RADAR)·헤드업디스플레이(HUD)·수소연료전지 등이다.

실제 캡틴 마북과 함께 공개된 영상에는 이 같은 내용이 그대로 담겼다. 출근 복장 안에 슈트를 착용한 캡틴 마북을 통해 자율복장제를 중심으로 한 조직 문화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나타냈다.

도로에서 위기에 빠진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서 착용한 슈트로는 현대모비스의 핵심기술을 자연스럽게 표현했다. 영상에서 캡틴 마북은 허리띠의 라이다를 통해 위험에 빠진 어린이의 위치를 확인하고, 특수안경에 적용된 HUD로 가장 빠른 길을 탐지한다. 에너지 동력은 허리띠의 수소연료전지에서 나온다. 현대차그룹의 미래차 핵심 경쟁 기술력으로 꼽히는 것들이다.

클라이맥스는 대형 트럭이 덮치려는 어린이를 구하는 장면이다. 캡틴 마북이 에어백 방패를 통해 자동차를 멈춰 세우며 어린이가 안전하게 도로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한다. 이를 현대모비스는 기술을 통한 ‘선한 영향력’이라고 설명했다. 

캡틴 마북이라는 이름에도 여러 의미를 담았다. 마북은 현대차그룹의 첨단 기술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경기 기흥 마북에서 따왔다. 캡틴은 영화 어벤져스의 주인공 중 하나인 ‘캡틴 아메리카’의 영웅적 면모를 모방했다.

업계 관계자는 “캐릭터의 상징성을 잘 활용하면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기업의 철학과 사업 방향성을 쉽게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다”며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한 가상현실 공간의 성장이 기업 캐릭터 개발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현대모비스 인스타그램 캡처]

◆삼성·LG 등도 캐릭터로 다양한 시도
이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은 자체 캐릭터를 활용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삼성전자의 ‘삼성 샘’이다. 삼성전자 브라질 법인에서 만든 가상 트레이너 샘은 ‘삼성 걸’이라는 애칭으로 더 유명하다.

전 세계 SNS 계정을 중심으로 그의 화장법을 따라하고, 코스튬 플레이까지 한 사진이나 영상이 인기를 누릴 정도다. 일각에서는 갤럭시 로고가 들어간 유니폼 옷을 입고 갤럭시 스마트폰과 워치를 사용하는 샘이 삼성전자의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를 대체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에 샘이 있다면 LG전자는 가상인물인 ‘김래아’가 있다. ‘래아(來兒)’는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뜻으로 컴퓨터그래픽으로 만든 외형에 AI 목소리를 입힌 캐릭터다. 지난해부터 인스타그램에서 활동 중인 래아는 싱어송라이터 겸 DJ이자 인플루언서로 LG전자에 대한 홍보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열린 세계 최대 전자제품 박람회(CES)에서 소개되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시장은 현재 460억 달러(약 51조1060억원) 규모이지만, 오는 2025년에는 2800억 달러(약 311조800억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며 “미래 시장에서 가상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기업 마케팅이 매출의 핵심으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전했다.

메타버스는 가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다. 가상과 현실이 융합돼 만들어지는 초현실세계를 뜻하며 미래 정보통신기술(ICT)의 핵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