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올 1분기 말 총대출 취급 잔액은 81조9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동기(67조원)보다 22%나 급증한 수치다. 반면, 소액대출 취급액은 같은 기간 9254억9700만원에서 8825억4000만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로 인해 전체 대출 중 차지하는 비중도 1.07%까지 줄었다. 이 수치는 2017년 1.53%에서 줄곧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소액대출은 통상 300만원 이하로 단기간 빌리는 자금을 뜻한다. 금리가 법정 최고 수준에 육박할 정도로 높지만, 별도의 담보 없이 신청 당일 빌릴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에 저신용 서민들이 주로 이용한다. 이 같은 특성상 연체 부담이 다른 상품들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저축은행들이 취급을 꺼리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실제로 소액대출 연체액은 작년 1분기 583억3400만원에서 올 1분기 617억9500만원으로 6%나 늘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소액대출 특성상 고객 중 대다수가 저신용자에 집중돼 있는 상태”라며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그만큼 연체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엔 ‘중금리 대출’ 규모도 적극 키워가고 있다. 이달부터 강화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적용돼 관련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고객군도 상대적으로 우량하다. 이에 대형 저축은행들은 연 2%대 예금 상품을 선보이며 대규모 실탄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일례로 웰컴저축은행은 최근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2.3%로 올렸다.
문제는 이로 인해 저신용자들의 제도권 내 ‘급전 융통’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이 같은 기조는 최고금리가 내려간 이후 더욱 급물살을 탈 게 자명하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소액대출 중 대부분이 최고금리로 진행되는데, 금리가 내려가면 수익성은 당연히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며 “대다수 업체들이 하반기에는 관련 취급 비중을 더 큰 폭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업계 전체에서 소액대출 취급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라며 “그에 비례하게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대출난민’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