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를 위해 물적 분할을 하는 과정에서 계열사로 떼어내다 보니 회사를 키운 본인은 우리사주조합도, '잭팟의 상징'인 스톡옵션도 받지 못한다. 반면 이력이 우연히 맞아 계열사로 파견된 동기는 돈방석에 앉았다.
물론 지주사 주식도 올랐다. 하지만 지주사 주가가 지방 아파트 가격처럼 오른다면, IPO의 대상이 된 계열사의 주가는 강남 집값처럼 뛰어오른다. 정작 IPO까지 주도했던 A씨에게는 추억만이 남았다.
최근 A씨와 같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카카오, SK, 네이버, LG 등 주요 대기업들은 계열사들의 IPO를 준비 중이다. IPO에 나선 기업들의 주가도 우호적이다. 상장 직후 바로 상한가로 직행하는 '따상' 여부가 관심이지, 주가 상승은 기본이다.
하지만 문제는 성과에 따른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물적 분할 후 상장' 카드는 A씨처럼 IPO에 기여한 지주사 직원들 입장에서는 최악이다. IPO의 1등 공신인 이들이 지주사 소속이다 보니 우리사주조합이나 스톡옵션에서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한 임원은 "주요 사업들은 지주회사 차원에서 시작한 뒤 이후 사업이 잘되면 자회사로 만든 후 상장시킨다"면서 "지주사 차원에서 업무를 함께 했던 사람들 가운데 자회사로 차출되면 자사주나 스톡옵션으로 큰 돈을 버는 반면 지주사에 남은 사람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보는 격'이 된다"고 말했다.
스톡옵션 등으로 얻을 수 있는 주식 대박은 연봉 상승과는 차원이 다르다. 자본이득(Capital Gain) 앞에서 연봉 10% 상승은 무의미하다. 더구나 국내 증시의 호황은 이 같은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대기업의 인사(HR) 담당 부서들도 '분할 후 상장'에 따른 임직원들의 온도차를 알고 있다. 하지만 특별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 우리사주조합, 스톡옵션 개정 등은 인사과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그룹 차원 혹은 국회에서 손 볼 사안이기 때문이다.
한 그룹사 임원은 "분할 상장 이슈로 인해 내부에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면서 "기여분에 따라 임금을 책정하는 구조로 바뀌어야 내부 불만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 네이버나 카카오, SK하이닉스, SK텔레콤에서 제기된 연봉 불만 역시 '성과에 따른 적절한 보상'이란 문제에서 기인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그 연장선상에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