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몸집 불리는 중국...英 최대 기업 삼켰다

2021-07-06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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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C "원타이커지 자회사 안스반도체, 989억원에 NWF 인수"

3세대 반도체 기술 확보...中당국 지원사격에 수혜 예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영국 최대 반도체 업체 뉴포트웨이퍼팹(NWF)이 결국 중국 스마트폰 부품업체인 원타이커지(闻泰科技, 윙테크, 600745, SH)의 품에 안겼다. 글로벌 반도체 대란 속 중국이 글로벌 메이저 반도체 업체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원타이커지, 英 최대 반도체 기업 인수

5일 중국 경제 매체 즈퉁차이징에 따르면 원타이커지는 공고를 통해 자회사 안스반도체(영문명 넥스페리아)가 NWF 모기업 녭튠과 NWF 인수합병와 관련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안스반도체는 네덜란드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원타이커지가 지분 100%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계 기업으로 분류된다. 앞서 원타이커지는 지난 2019년 268억 위안(약 4조6902억원)을 들여 안스반도체를 인수한 바 있다. 

안스반도체는 구체적인 NWF 인수합병 금액을 공개하진 않았지만 미국 경제방송 CNBC는 소식통을 인용해 인수합병 금액이 6300만 파운드(약 989억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거래 후 안스반도체는 녭튠의 지분 100%는 물론, 넵튠이 보유하고 있는 NWF 지분까지 보유하게 된다. 

원타이커지 회장이자 안스반도체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장쉐정 창업자는 인수 비용은 NWF의 매출과 이익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사업 운영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반도체 대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양사 간 합병을 통해 늘어난 반도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파워 서플라이 애플리케이션에 주로 사용되는 실리콘 칩을 제조하는 NWF를 인수함으로써 자동차산업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희비 엇갈린 중국과 영국..."뺏고 빼앗기고"

양사 간의 합병으로 원타이커지는 3세대 반도체 기술로 꼽히는 세계 최고 질화갈륨(GaN)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고 즈퉁차이징은 전했다. 3세대 반도체는 탄화규소(SiC), 질화갈륨(GaN) 등 화합물 반도체 소재로 만든 전력반도체를 가리킨다. 소재 특성상 고열과 고전압에 강하고 부품 경량화에 효율적이라는 강점이 있어 전기차나 5세대 이동 통신(5G) 장비 부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중국 정부가 미·중 간 기술 패권 경쟁 격화와 미국의 반도체 기술 봉쇄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가 될 3세대 반도체 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어 기업들이 충분히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인수가 글로벌 반도체 대란이 일어난 가운데 이뤄졌으며 특히 최근 중국과 영국 간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에서 진행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에 영국 정치권에선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핵심기술이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는 이유로 NWF의 합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글로벌타임스가 전했다. 

영국 집권 보수당 내 중국연구그룹의 대표 겸 하원 외무특별위원회위원장인 톰 투겐트하트 의원은 기업부에 보낸 서한에서 "NWF는 200㎜ 실리콘과 반도체 기술 개발, 가공 설비 측면에서 영국 반도체 업계를 이끌고 있다"며 "중국 자본에 넘어갈 경우 심각한 경제·국가안보 위협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한편 2006년 저장(浙江)성 자싱(嘉興)시에 설립된 원타이커지는 샤오미,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의 주요 위탁생산업체로 잘 알려져 있다. 원타이커지에 따르면 2015~2019년 기준 전 세계 스마트폰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2020년에는 화친텔레콤 테크놀로지와 ODM 계약을 맺으면서 출하량이 원타이커지를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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