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선거구에서 3선을 지낸 김재윤 전 국회의원 사망 소식에 애도가 잇따르고 있다. 민병두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김 전 의원이 썼던 시를 써 내려가며 애도했다.
30일 민 전 의원은 고인이 생전에 썼던 시 '내 인생의 방', '어머니의 손', '아버지의 등', '수국(水菊)', '시(詩)', '강', '분꽃', '어느 멧돼지의 외침' 등 8편을 게재했다.
당시 심사위원들은 그의 '시를 '사물 내면과 치유의 존재'로 평가했다. 섬세함과 따사함이 묻어나는 동시에 사물 본질에 가까워지려는 진지한 노력이 엿보인다고 했다.
대표 시 '눈 내리는 방'은 정갈한 묘사가 백미다. “어머니는 새로 산 시계를 형님 팔목에 채웠다 / 마당 모퉁이에 쪼그리고 앉아 형님이 읽었던 책을 태웠다 / 등에 업힌 눈이 하염없이 훌쩍였다 / 아무 말 없이 아궁이에 불을 지피고 형님이 입었던 옷을 태웠다 / 등에 눈물로 끌 수 없는 불이 번졌다 / 날도 추운데 왜 나오셨어요 / 날이 춥다 어서 방으로 가자 / 형님 제사가 끝난 뒤 / 촛농 묻은 촛대를 몇 번이고 닦았다 / 남아 있는 책들 / 어머니는 탁상시계 태엽을 감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고인은 1990년대 말 경인여대와 세명대, 조선대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했으며, 이후 2001∼2004년 탐라대 교수를 역임했다. 2004년 MBC 예능프로그램 '느낌표' 속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코너에 출연하기도 했다.
그가 정계에 발을 들인 건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부터다. 이어 2008년과 2012년에는 민주통합당 후보로 출마해 연속 3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5년 11월 대법원이 법률 개정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하면서 의원직을 상실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전날 낮 서울 서초구에 있는 건물 앞에서 숨진 채로 행인에게 발견됐다. 현장에 유서는 없었으며 시신은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사인은 추락사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