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확산한 코로나19 여파로 콘텐츠산업 매출은 소폭 줄었지만, 오히려 수출은 늘어난 것으로 집계돼 눈길을 끈다. 발 빠른 디지털 전환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와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직무대행 정경미·이하 콘진원)은 28일 ‘2020년 하반기·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보고서는 콘텐츠산업 11개 분야의 2020년 하반기·연간 주요 동향을 분석했고, 사업체 2815개사 대상 실태조사 결과와 137개 상장사 자료 분석을 통해 매출과 수출 등 주요 산업 규모를 추정했다.
2020년 국내 콘텐츠산업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0.5% 감소한 126조원으로 집계됐다.
콘텐츠산업은 그간 연이은 성장을 이어왔으나, 코로나 여파로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전년 대비 1.1% 매출액 하락을 기록한 이후로 12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다만 비대면 생활양식과 사업의 확산에 따라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면서 2008년보다는 매출 감소폭이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연간 매출은 다소 감소했지만, 하반기 매출은 상반기 대비 18.1%, 전년 동기보다 0.8% 증가한 68조2000만원으로 집계돼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
이는 콘텐츠업계가 코로나로 인한 산업환경 변화에 따라 케이팝 운영체제 출시, OMO(Online Merges with Offline) 매체 상거래의 진화 등 디지털 전환으로의 대응책을 신속히 모색한 것에 힘입은 결과로 분석된다.
코로나 장기화 여파에 상반기에 이어 대면 소비 비중이 크거나, 경기변동과 직결된 분야의 부진이 뚜렷한 것으로 드러나 분야별 희비가 엇갈렸다.
2020년 연간 매출을 기준으로 △만화(21.2%) △게임(12.8%) △지식정보(12.8%)가 전년 대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영화(-51.8%) △애니메이션(-17.5%) △광고(-11.3%) △음악(-9.6%)은 매출이 감소했다.
◆2020년도 수출액 100억 달러 돌파…게임·영화·웹툰 등 비대면 소비 분야 견인
지난해 국내 콘텐츠산업의 연간 수출액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약 108억3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방탄소년단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등 한류 대표 콘텐츠의 선전으로 수출액 100억 달러를 처음 돌파한 2019년의 기세를 코로나 시국 속에서도 이어간 결과라 고무적이다.
수출액의 66.9%를 차지하는 게임이 전년 대비 8.8% 증가한 약 72억5000만 달러의 실적을 거두며 수출을 견인했다.
또 △출판(61.1%) △영화(43.0%) △만화(40.9%) 분야에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출판은 서적류 외 인쇄물의 수출이 크게 신장했으며, 영화는 현지 배급수익 감소로 보인 지난해 0.9%의 감소세를 벗어나 전 세계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판권 판매 등의 영향으로 수출액이 증가했다. 반면 콘서트 등 해외 대면행사 취소로 타격이 컸던 △애니메이션(-37.0%) △광고(-23.3%) △음악(-8.9%) 분야는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편, 보고서는 2020년 하반기 및 연간 주요 현안으로 역대 최대 판매 신장률 30.1%(2020년 9월 기준)을 기록한 한국소설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2%(2020년 11월 기준) 급증한 K팝 음반의 수출 실적 등 코로나로 인해 변화한 콘텐츠 소비방식을 꼽았다.
콘텐츠 융합의 핵심 운영체제로 부상한 메타버스와 콘텐츠 제작·유통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국내외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의 경쟁 등 가속화되는 디지털 전환이 새로운 흐름으로 거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