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전성시대] 액분 고심하는 고액주 기업… "실적·성장성 없으면 악영향 미칠 수도"

2021-06-25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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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카카오 제공]


일부 고액주 기업이 액면분할을 고심하고 있다. 카카오 등 고액주 기업이 액면분할 후 시가총액 상승 효과를 누리는 현상을 목도하면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실적이나 성장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에서의 액면분할은 오히려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69조6969억원으로 마감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시총 70조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액면분할을 단행한 이후 주가가 30% 이상 급등하면서 시총도 덩달아 급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액면분할 직후 카카오의 시총이 급등하고 있는 것을 목도한 고액주 기업들도 액면분할을 고심하는 모양새다. 한 고액주 기업 관계자는 "액면분할 직후 표면상 주가가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의 접근성이 개선돼 시총이 급등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라며 "일각에서는 증시가 호황인 만큼 이참에 우리도 액면분할을 통해 주주가치를 제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지난해 액면분할을 단행한 기업 중 주가가 상승한 기업이 다수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탠다. 지난해 4월 액면분할을 단행한 유한양행은 거래 재개 직후 주가가 2만2450원이었으나 6개월 후에는 6만5700원으로 192.65% 급등했다. 대한해운 주가도 액면분할 직후 1810원에서 6개월 후 2920원으로 61.32% 증가했다.

실제로 지나치게 높은 주가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골칫거리다. 소액을 운용하는 투자자들의 경우 매입이 어려워 회전율이 떨어지는 등의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달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크래프톤도 비상장거래소에서 주가가 200만원을 넘어서자 투자자들의 발길이 닿지 않을 것을 우려해 지난달 액면분할을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액면분할이 무조건 주가 상승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2018년 네이버는 5대1 액면분할을 단행했지만 이후 3개월간 주가가 8% 하락했다. 삼성전자도 같은해 액면분할 이후 주가가 5만1900원으로 시작했지만 거래 재개 직후 하락세를 이어가다 2018년 내내 '4만전자'에 머물렀다.

이종원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향방을 결정하는 변수가 액면분할만 있는 것은 아닌 만큼 기업의 실적과 성장 기대감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카카오의 경우 뱅크와 페이 등 신사업 영역의 기대감이 주가 상승에 기여한 측면이 더 크다. 당장 매출 성장 기대감이나 신사업 제시 등이 없는 기업이 무리해서 액면분할을 단행할 경우 오히려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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