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액화천연가스)선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조선 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연이은 수주가 수출경기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24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수출경기전망지수(EBSI)는 113.5로 전분기(120.8)에 이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BSI는 다음 분기 수출경기에 대한 국내 수출기업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다. 100보다 높을수록 전분기 대비 수출여건이 개선된다는 의미다.
특히 선박에 대한 올해 3분기 EBSI지수는 132.4로 전분기와 비교해 큰 폭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같이 선박 수출경기가 개선되는 것은 최근 조선 3사의 수주 성공의 영향이 적지 않다. 국제해사기구(IMO)를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들의 탄소중립 요구가 강해짐에 따라 선사들은 신규 선박 발주를 늘려가고 있다.
특히 경쟁국인 중국이 저가로 중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에 집중하고 있어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LNG추진선 등에 대한 발주는 국내 조선 3사에 몰리고 있다.
올해 들어 한국조선해양은 상반기에만 총 122억 달러(약 13조8457억원) 규모를 수주해 연간 목표(149억 달러)의 82%를 달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총 47억1000만 달러(약 5조3499억원)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 77억 달러의 61.2%를 달성했다. 삼성중공업도 총 59억 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목표 수주액 91억 달러의 65% 달하는 수치다.
3분기부터는 카타르 국영석유회사 카타르 패트롤리엄(QP)의 100여척 규모 LNG선 발주 본계약도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계는 QP의 발주로 조선산업의 슈퍼사이클이 본격 시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우려할 점이 없지는 않다. 선박 수출경기전망은 좋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대비 신조선가의 상승폭이 낮아 슈퍼사이클의 도래를 단정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달 기준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한 신조선가 지수는 137.1로 2014년 조선업 호황기 수준(138.2)에 근접했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경우 선가가 전년 대비 11.1%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원자재인 후판가격 인상의 영향이 크다. 전문가들은 국내 조선업계가 2023년까지 영업이익률 5%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선가가 지금보다 최소 13% 이상 높아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노사분규도 위험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임금 및 단체협상 불발에 따라 다음달 전면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매각에 반대해 단체 행동 등을 검토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슈퍼사이클이라고 단정 짓기 힘든 시기”라며 “하반기 후판가격 인상 등의 이슈가 있고, QP의 발주도 선가가 어떻게 책정되느냐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