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수추계 오차율 10%대로 급등… "추계 모형 공개해야"

2021-06-14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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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0조원대 초과 세수 전망… 예산과 10.6% 오차

오차율, 2019년 0.5%까지 낮췄으나 지난해 2.1%로 상승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국세 수입이 정부가 예측한 것보다 20조~30조원 이상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세수 추계 오차율도 10%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세수 추계의 경우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예상치 못한 위기가 가장 큰 요인이지만 보다 근본적으로 세수 추계 모형 공개와 전문성 강화 등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누적된 국세 수입은 133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2조7000억원 증가했다.
예상보다 경기 회복세가 빨라지면서 법인세가 늘었고 부동산과 증권시장 활황으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가 증가했다. 상속세 등 우발세수가 2조원가량 들어오고 지난해 세정지원으로 인한 기저효과 등 복합적인 요인이 반영된 결과다.

정부 내부에서는 올해 30조원 안팎의 초과 세수를 예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기재부가 예상한 올해 국세수입은 2020년 결산(285조5000억원)보다 적은 282조7000억원이다. 30조원가량의 초과 세수가 발생한다면 국세수입은 310조원대로 늘어난다. 이 경우 세수 추계 오차율은 10.6%로 상승한다.

예산과 총세입 간의 오차는 매년 반복되는 문제다. 국세 수입 오차율은 2016년 4.2%, 2017년 5.7%, 2018년 9.5%로 증가했다.

이에 정부는 추계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세수 추계 태스크포스 운영 방식을 개선했고 예산안 제출부터 세수 추계 전제 및 전년도 세수 추계 오차 원인 분석 결과 등을 함께 밝히는 등 정보 공개도 확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후 2019년 오차율은 17년 만에 가장 낮은 -0.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부동산과 증시 활황에 국세가 더 걷히면서 오차율이 2.1%로 다시 높아졌다. 올해는 오차율이 10%대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기재부는 지난해 코로나19로 경기 전망이 어두웠던 7~8월 올해 세수를 추계했기 때문에 오차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의 쇼크가 이례적으로 컸던 상황에 경제가 급격하게 변동하면서 세수 또한 변동할 수밖에 없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 위기라는 특수 상황이 세수 추계에 미친 영향이 컸다는 데 동의한다.

이태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법인세, 양도소득세 등 변동성이 큰 세목에서 포지티브 충격이 많이 나타났는데 정부가 일부러 낮게 추계했다기보다는 기존의 관계가 깨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재정 운용의 경직성이 있으니 보수적인 전망을 하는 관행에 따라 다소의 추가 세수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례적 상황임을 고려하더라도 오차가 너무 컸던 만큼 추계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전문성 제고를 위한 근본적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세수 예측은 근본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지만 초과 세수가 30조원이라는 것은 허용되는 예측오차에 들어오지 않는다"라며 "예측 오차를 줄이려면 추계 모형과 추정 근거가 공개되는 것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미래 전망은 더 특별한 능력을 요구하므로 전문성이 중요하다"라며 "별도의 세수 추계 센터를 만들어 수시로 자료를 축적하고 모형을 개발하고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세수 추계 전망도 조금씩 바꿔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추계모형도 공공재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비공개주의를 벗어나 전문적인 사람들이 보며 피드백을 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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