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미국이 기부하기로 한 코로나19 백신을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은 북한에 직접 백신을 지원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코백스를 통한 간접 지원 방안에는 동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북한은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12개 국가 중 하나이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유일하다. 북한이 미국의 백신을 지원받고 협상의 장으로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10일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 5억회분을 구매해 코백스를 통해 92개 중·저소득 국가와 아프리카연합(AU)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2억회분은 올해 안에, 나머지 3억회분은 내년 상반기까지 제공될 예정이다.
젤리나 포터 미 국무부 수석부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코백스와 조율을 통해 백신이 어디에 지원될지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6000만회분과 화이자·모더나·얀센 백신 2000만회분을 더해 총 8000만회분을 전 세계에 기부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북한에 공유할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코백스를 통한 우회적인 기부는 가능하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은 코백스를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99만2000회분을 배정받았다.
지난달까지 먼저 170만4000회분을 받을 예정이었지만 인도의 코로나19 상황 악화 등으로 공급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일부 국가는 구매 능력 탓에 백신을 구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일부 국가가 백신 국수주의로 필요한 분량보다 많은 백신을 확보하고 저장하는 불공평한 현실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