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식 대주교가 임명된 교황청 성직자성 역할은?

2021-06-12 16:55
  • 글자크기 설정

성직자들 생활·규율권리와 의무에 대한 관할권 가져

유흥식 대주교 [사진=천주교대전교구 제공]


유흥식(70) 대주교가 한국인 최초로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총본산인 교황청의 성직자성 장관에 임명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1일(현지시간)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에 한국 천주교 대전교구 교구장인 유흥식 라자로 주교를 임명했다. 또 유 주교에게 대주교 칭호를 부여했다.
교황청 역사상 한국인 성직자가 차관보 이상 고위직에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성직자성 장관 임명으로 유 대주교는 이변이 없는 한 교계제도의 정점인 추기경에 서임될 것으로 관측된다. 일반적으로 교황청 행정기구인 9개 성(省·Congregations) 장관은 추기경 직책으로 분류된다. 현재도 모든 성의 장관을 추기경이 맡고 있다.

교황청은 국무원, 성, 부서, 법원, 평의회, 사무처, 기타기구로 구성됐다.

그중 성은 성직자성을 비롯해 신앙교리성, 동방교회성, 경신성사성, 시성성, 주교성, 인류복음화성, 수도회성(봉헌생활회와 사도생활단 성), 가톨릭교육성 등 9개로 나눠져 있다.

유 대주교가 장관을 맡게 된 성직자성은 재속 성직자인 사제들과 부제들에 관한 모든 것(개인, 사목 직무, 관련 재원)을 심의하며, 이와 관련해 주교들에게 적절한 도움을 제공하는 업무를 관장한다.

성직자성은 성직자들의 생활, 규율, 권리와 의무에 대한 관할권을 갖고, 사제들의 적합한 분배를 조언한다. 신학교 관할권도 갖고 있다. 또한 성직자성은 신학대학 등 사제양성기관을 담당하는 특수교육업무도 하고 있다.

유 대주교는 12일 열린 간담회에서 "성직자성 장관의 역할은 교황님을 보좌하면서 전 세계 사제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미래의 사제인 신학생들이 잘 준비하고 있는지를 살피고 돕는 일"이라며 "다른 사람들과 마음을 열고 대화하며 받아들일 줄 알고,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나설 줄도 알고, 민족·종교 구분 없이 사람을 대하는 형제애를 가진 사제를 양성하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 4월 주교회의 시복시성특별위원회 위원장의 자격으로 바티칸을 방문한 유 대주교는 4월 17일 교황과의 개인 알현을 갖게 되었을 때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성직자성 장관의 임명을 제안 받았다.

천주교대전교구에 따르면 유 대주교는 한 사제로서, 한 주교로서 전 세계 교회를 위한 봉사직에 초대받은 것이지만, 그 직무가 가진 무거움이 크기에 즉시 답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후 로마 방문 기간 동안 홀로 숙고의 시간을 가진 유 대주교는 바티칸 일정이 끝나기 전 교황과의 재 만남의 자리에서 직무를 수락했다.

유흥식 대주교는 1951년 11월 17일 태어나 1979년 12월 8일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유 대주교는 대건고를 거쳐 가톨릭대 2년 수료 뒤 군복무 후 로마로 유학을 떠나 라테란대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79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사제품을 받고 1983년 라테란대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귀국 뒤 주교좌 대흥동본당 수석 보좌를 시작으로 솔뫼 피정의 집 관장, 대전가톨릭교육회관장, 교구 사목국장, 대전가톨릭대 교수, 대전가톨릭대 총장을 지냈으며, 2003년 6월 교구의 승계권 있는 부교구장 주교에 임명돼 그해 8월 주교품을 받았다. 이어 2003년 10월 아시아주교회의연합(FABC) 제8차 정기총회 주교대표, 대전교구 유지재단 이사장,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2005년 4월 대전교구장직을 승계했다.

2005년 4월 사회복지법인 대전가톨릭사회복지회 이사장이 됐고, 2005년 9월에는 북한을 방문, 씨감자 무균 배양 시설 축복식을 주례했고 이후 3차례 더 방북 했다.

이어 교황청 사회복지평의회 위원, 주교회의 국내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 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주교회의 상임위원, 사회주교위원회 위원장,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을 거쳤고, 2018년 10월에 제15차 세계 주교 시노드 정기총회 참석했다.

유 신임 장관 대주교는, 현재 주교회의 시복시성주교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아울러, 주교회의 서기 겸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상임이사, 주교회의 엠마오연수원 담당 주교와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담당 주교를 맡고 있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나는 세상의 빛이다(Lux Mundi)'라는 대주교님의 사목표어처럼 차별없는 세상, 가난한 이들이 위로받는 세상을 위한 빛이 되어 주실 것을 믿는다.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오신 분이어서 더욱 기대가 크다"며 "다시 한번 서임을 축하 드린다"는 축전을 보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