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돌입한 LG엔솔, 100조 몸값 달성은 쉽지 않네

2021-06-1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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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절차를 돌입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에 업계의 시선이 쏠린다. 올해 초 시장의 평가처럼 100조원 수준의 몸값이 현실화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악재가 겹쳐 올해 초보다 평가가 다소 하향 조정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주요 경쟁사인 중국 CATL의 성장세에 비해 다소 뒤쳐진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제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심사 등 관련 절차를 밟아 올해 안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50조원에서 최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시가총액이 100조원이 넘는 기업은 삼성전자(484조원)가 유일하다. 시총 2위인 SK하이닉스도 90조원 수준에 그친다. 즉 전문가들은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 직후 SK하이닉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으로 내다본 셈이다.

그러나 최근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기대보다는 다소 낮게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악재가 겹쳐 시장 지위가 흔들리고 있는 탓이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까지 비슷한 시장지위를 유지해왔던 CATL 보다 성장성이 뒤쳐지고 있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100조원에 이른다는 전망의 가장 중요한 근거는 경쟁사인 중국 CATL의 몸값이었다.

CATL의 시가총액은 지난해 10월 초 95조원 수준이었으나 이달 초 174조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에 지난해 10월 분사 당시 50조원 수준에서 기업가치가 평가됐던 LG에너지솔루션도 2배 가까운 100조원의 몸값을 책정받아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었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은 최근 들어 점차 힘을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유사하던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올해 들어 급격히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탓이다.

실제 지난해 연간 기준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1~2위인 CATL과 LG에너지솔루션의 점유율은 각각 24%와 23.5%로 유사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의 수요가 크게 회복되면서 CATL이 독주하는 모습이다. 올해 1~4월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CATL이 32.5%를 기록해 LG에너지솔루션(21.5%)을 크게 앞질렀다.

금융투자업계 연구원은 "얼마 전까지는 CATL에 비해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저평가됐다는 의견에 설득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LG에너지솔루션은 파우치형이 주력이라 각형이 주력인 CATL에 밀리게 될 경우 아예 성장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발표한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리콜 조치도 단기적으로 악재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ESS 화재 원인에 대해 정밀 분석을 실시한 결과 중국에서 초기 생산된 제품에 잠재적 리스크가 발견됐다며 4000억원 비용을 들여 리콜 조치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 사상 최대어다보니 부정적인 시선도 많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장기적 성장성과 단기 실적에 흠집이 보이는 상황이라 시장이 우려하지 않도록 이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조4611억원, 영업손실 4752억원, 당기순손실 4518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소재한 LG트윈타워.[사진=L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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