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왕] CATL 시총 1조 위안 돌파…거품주의보도

2021-06-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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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비중 축소'···"CATL 주가 거품" 경고

中전기차 시장 성장세 뒷받침···낙관적 전망도

[사진=CATL]


중국 배터리왕 닝더스다이(寧德時代, CATL) 시가총액이 지난달 31일 처음으로 1조 위안(약 174조원)을 돌파했다. 중국 벤처기업 전용증시 창업판 사상 시총 1조 위안 기업이 탄생한 건 처음이다.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를 통틀어서는 아홉 번째다. 다만 하이테크 기업으로는 CATL이 최초다. 하지만 동시에 CATL 몸값이 과대평가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 모건스탠리 '비중 축소'···"CATL 주가 거품" 경고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31일 CATL에 대한 투자의견을 기존의 '중립'에서 '비중 축소'로 하향 조정하며 CATL 시총 1조 위안 돌파 축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모건스탠리는 현재 CATL에 대한 목표가도 251위안으로 보고 있다. 이날 CATL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434위안. 현재 주가의 약 60% 수준으로 목표가를 후려친 셈이다. 

사실 모건스탠리는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CATL 주가에 거품이 꼈다고 경고해왔다.

모건스탠리가 CATL 주가 거품설을 꺼내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첫째는 최근 테슬라,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기업 사이에서 배터리 핵심 기술을 확보해 자체적으로 배터리 생산 계획을 내놓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차츰 완성차 업체들의 배터리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아울러 CATL의 경쟁사들이 차세대 기술인 반고체·전고체 배터리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도 CATL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배터리 업체들이 앞다퉈 생산량을 늘리면서 배터리 업계 영업이익이 하락할 가능성도 커졌다.  중국 핑안증권은 CATL뿐만 아니라 테슬라, LG화학, 파나소닉, SK이노베이션 등도 배터리 생산량 확장에 나서면서 업종 전체적으로 마진이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CATL의 마진율은 2018년 34.1%에서 지난해 26.56%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

주가도 고평가됐다. 2018년 6월 선전 창업판 증시 상장 당시 주당 25.14위안 공모가로 시작해 지난 5월 말까지 주가는 무려 17배 뛰었다. 지난해 말 순익 기준 CATL 주가수익비율(PER)은 180배로,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동종업계 평균 PER보다 47% 높은 수준이라고 모건스탠리는 지적했다. 

단기적 악재지만 오는 10일 CATL의 보호예수 물량 9억5200만주가 시장에 대거 풀리는 것도 주가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CATL 전체 주식의 약 40%에 해당하는 물량으로, 시장 가치로 따지면 모두 4100억 위안 어치다. 실제 보호예수 물량 해제 소식에 7일 CATL 주가는 5.7% 넘게 곤두박질치며 시총은 다시 1조 위안 아래로 내려갔다. 

◆ 中전기차 시장 성장세 뒷받침···낙관적 전망도

반면 일각에서는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전기차 시장 고속 성장세를 기반으로 CATL 확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란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중국 경제학자 쑹칭후이(宋清輝)는 현지 언론 베이징상보를 통해  "CATL 주가 상승세는 전체 배터리 업종 활황세와 연관이 깊다"며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장기적으로 고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CATL은 중국은 물론 전 세계 1위 배터리 공급업체로 주가가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것.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CATL이 지난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공급한 배터리 규모는 모두 34GWh로, 전체 시장 점유율은 24.82%에 달했다. 올 들어서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4월 기준 시장 점유율은 35.2%까지 넉달새 10%포인트 넘게 늘었다. 

급팽창하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미리 대응해 생산라인도 확충하고 있다. 중국 중신건투증권은 CATL 생산력이 올해 170GWh, 2022년 250GWh까지 늘어나 2025년까지 최소 600G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CATL은 리튬금속전지, 전고체 전지, 나트륨이온 전지, ‘C2C(Cell to Chassis, 팩을 없애고 배터리를 차체에 내장하는 방식)' 등 차세대 전지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CATL은 35억7000만 위안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었다. 전년 대비 약 20% 늘어난 수치로, 전체 매출의 약 7%에 해당한다. 중국 국내외에 등록된 배터리 기술 특허는 3300여개, 현재 출원한 특허는 3400여개다.

CATL에 돈이 몰리는 것도 그만큼 자본시장이 CATL의 성장성을 인정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CATL은 2020년 비공개 발행으로 196억 위안의 자금을 조달했을 뿐만 아니라, 두 차례 회사채를 발행해 45억 위안 자금도 확보했다. 

중국 초상증권은 "CATL이 전 세계적으로 확장세에 있고, 재무제표도 건실하고, 향후 순익도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하면서 투자의견을 '강력추천'으로 제시하고 목표주가는 450~460위안 선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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